2017년은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는 해다. 대통령은 국가의 발전과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번 대선은 전대미문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국민이 큰 충격을 받은 가운데 치러지게 된다. 다른 어느 때보다 유권자의 신중하고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를 통해 차기 대통령이 가져야 할 리더십과 유권자가 알아야 할 대통령 선택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탄핵 정국 겪은 국민, 정치인의 상황결정 능력 평가할 것”
갈등·대결 정치 끝내고 ‘타협·협력 정치’ 이룰 리더십 필요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있거나 도덕적 문제 시, 혁신 불가”
위성, 행성 아닌 ‘항성적 리더십’ 가진 지도자 선택 주문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상황결정 능력, 통합적 리더십, 혁신 의지 그리고 균형 감각.”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가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으로 꼽는 내용이다. 강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겪으면서 국민들은 정치인의 중요한 덕목으로 변화를 규정하는 능력 즉 상황결정 능력을 평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통합적 리더십 역시 중요 덕목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인가.

상황결정 능력, 통합적 리더십, 혁신 의지 그리고 균형감각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현장에서 변화를 감지하고 그 변화를 규정해야 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겪으면서 국민들은 정치인의 중요한 덕목으로 변화를 규정하는 능력, 즉 상황결정 능력을 평가할 것이다. 둘째, 이번 최순실 게이트를 끝으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주축으로 형성된 갈등과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타협과 협력의 정치로 가야 한다는 점에서 통합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셋째, 광화문에 모인 국민들은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고 있지만, 근저에는 신자유주의로 조성된 사회적 불평등과 모순에 대한 분노가 있다. 탄핵 정국이 끝나면 광화문에 모인 국민들은 정치개혁, 검찰개혁, 재벌개혁과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경제개혁을 요구할 것이다. 넷째, 혁신은 많은 저항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혁신을 추진하는 사람은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있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람은 끝까지 혁신을 완수할 수 없다.

강 대표는 정치 리더십을 3가지로 정의했다. 정치를 배우는 단계인 위성적인 리더십이 있고, 자기 세력을 형성한 행성적 리더십, 그리고 스스로 빛을 발할 수 있는 항성과 같은 리더십이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정치권에 들어가면 위성이 된다. 국회의원 따라다니면서 정치를 배우고, 초선, 재선이 되면서 세를 형성하고 자기 위성을 거느리면 행성적인 존재가 된다”며 “그중에서 아주 극소수만이 항성적인 리더십까지 간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항성적 리더십이란 확고한 정치철학을 갖고 유연한 협상태도를 가지며, 자신을 중심으로 체제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강 대표는 현재의 정당 대표들을 가리켜 ‘항성적 위치’에 있으나 ‘행성적 리더십’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을 선발할 때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항성적인 리더십으로 발전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 유권자가 박근혜 정권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부터 얻어야 할 교훈은.

첫째는 1987년 이래 지속돼 온 대통령제 문제다. 우리사회가 전문화되고 다원화돼 이제 개인이나 소수집단이 모든 국정을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시스템 자체가 집단적 논의와 협치가 가능한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국정운영의 기본 틀인 헌법 개정을 통해 이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둘째는 리더십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4년간 통치 행태를 보면, 사조직에 의존해서 공조직에 지시하는 형태였다.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후보의 리더십 스타일과 핵심 참모들,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력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사태로 확실해졌다. 셋째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부패 문제다. 재벌이 우리사회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재벌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 나아가 광장 민주주의가 제반 사회 개혁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 무엇이 문제였나.

이번 탄핵 정국은 대통령의 신비주의적 폐쇄적 리더십이 부른 참극이다. 대통령은 완벽함을 공조직 참모들에게 보여주려 한 것 같다. 대통령은 완벽할 수도, 완벽하게 보일 필요도 없다. 어떤 의미에서 박 대통령 리더십은 대통령의 리더십이 아니라 ‘메이퀸의 리더십’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자신의 변화되는 지위에 맞게 참모진을 운영해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그렇지 못했다. 대통령의 경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청와대 수석 비서관들을 1급 참모로 운영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박 대통령은 소위 ‘문고리 3인방’과 최순실을 1급 참모로 운영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 미국 대선에서 막말·성희롱 논란이 일었던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우리나라 대선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미국 대선과 영국의 브렉시트 모두 여론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정치권이 신뢰를 잃으면 포퓰리스트가 등장하고 이들이 대중의 감성을 자극해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치권에 대한 분노로 기성 정치인이 아닌 제3자에게 투표하는 현상을 ‘제시 벤추라 효과’라고 한다. 트럼프 당선을 제시 벤추라 효과로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우리나라도 박 대통령의 탄핵 정국이 정치적 신뢰 위기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제시 벤추라 효과와 포퓰리스트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 광장의 분노가 시간이 지난 후 후회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강상호 대표 주요 이력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
고려대학교 중국학 연구소 연구교수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
독도아카데미 지도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행정자치부 중앙자문위원
독도수호국제연대 자문위원
고려대학교 교우회 상임이사
고려대학교 경제인회 이사
이정의료법인 이사
㈔21세기 분당포럼 기획위원장 
㈔21세기 분당포럼 정치분과위원장
전국포럼연합 대변인
시민정치학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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