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계획 목록에 독서하기를 적어 놓고 미처 성공하지 못해 ‘다음에는 꼭 읽어야지’ 하고 매번 계획을 갱신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올해는 반드시 이루겠다는 다짐했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기성)에서 추천해주는 ‘1월의 읽을 만한 책’을 주목해보자.

 

인문학 분야에선 조선시대 아버지들의 특별한 훈육법을 통해 오늘날 아버지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보편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는 ‘조선의 아버지들(백승종, 사우)’가 꼽혔다.

‘아버지란 무엇인가?’ 아버지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 시대 아버지들을 대신해 역사학자 백승종이 조선시대 12명의 아버지를 만나봤다. 오랫동안 미시사 연구에 몰두해온 저자는 다양한 자료를 섭렵해 면면이 독특한 12명 아버지들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오늘날 아버지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보편적 가치는 무엇일까. 김숙자, 유계린, 퇴계 이황, 하서 김인후, 충무공 이순신, 명재상 이항복, 사계 김장생, 박세당,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 완당 김정희. 이 아버지들이 우리에게 대답해줄 것이다.

이 책에는 유일하게 ‘불행한’ 아버지 영조 임금이 등장한다. 아버지 영조의 열등감과 심리적 불안이 친자 살해라는 엄청난 비극으로 치 닿게 된 속사정을 알아본다. 실패담은 그 어떤 성공담보다 울림이 크다. 독자는 비극적인 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통해 자신을 객관화시켜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학예술분야에선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애덤 니컬슨, 세종서적)’가 선정됐다.

이 책은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문학이 탄생하고 문화가 태동한 순간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리고 호메로스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들을 마치 추리소설처럼 추적한다.

아울러 두 서사시가 담고 있는 세계관이 어떻게 다르고, 호메로스가 어떻게 유럽에 전파되고 서양 문학과 정신의 토대를 구축했는지, 그리고 번역과 오역에 얽힌 기나긴 논쟁과 호메로스의 문학사적 가치에 대한 어긋난 평가들에 이르기까지 그 웅장하고 내밀한 역사를 세세하게 들려준다.

 

실용일반 분야에서 선정된 책은 이어 인생을 스스로 만들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는 소도시 청춘 43명의 희망 보고서 ‘우리, 독립청춘(배지영, 북노마드)’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43명의 소도시 청춘들은 유명인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대부분 나오지 않는다. 배지영 작가가 인터뷰를 위해 알고 가는 것은 이름-나이-지금 하는 일, 세 가지뿐이다.

하지만 ‘공부 잘해서 성공해야 한다’는 뿌리 깊숙이 박힌 사회의 통념, ‘헬조선’으로 불리는 이 땅의 현실을 극복해나가는 청춘들의 담담한 고백은 어디를 펼쳐도 재미있고 그만큼 뭉클하다. 좋은 대학에 못 가도, 좋은 직장에 못 가도, 돈을 많이 못 벌어도 ‘인생 실패’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출판진흥원은 좋은 신간도서에 대한 정보를 일반에 제공해 출판산업과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좋은책선정위원회를 통해 문학예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실용일반, 유아아동 분야의 책을 매달 ‘이달의 읽을 만한 책’과 ‘청소년 권장도서’로 나눠 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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