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7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제10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국정농단의 주역 반드시 단죄해야”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발전해야 하는데 오히려 퇴보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합니다. 우리는 진실을 밝히는 그 날까지 촛불을 밝힐 것입니다.”

광주시민운동본부 주최로 2016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제10차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에 참석한 시민은 이처럼 걱정스런 목소리를 쏟아냈다.

광주시민은 이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과 ‘구속’을 외쳤다. 또한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순실과 그의 일당은 반드시 단죄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구속 정책 폐기’ ‘진짜 몸통은 재벌, 말 사주고 경영세습 이재용 구속’ ‘박근혜의 아바타 황교안 퇴진’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모형물을 들고 촛불을 높이 들었다.

서울에서 온 1인 미디어 BJ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금손짜루(23)씨는 ‘백옥같이 진실을 밝혀’라는 문구를 쓴 주삿바늘과 ‘박근혜 체포단’이라고 기록된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금씨는 “광화문에서 하는 집회에선 경찰과 박사모가 나와 대치하는 상황인데 광주에서 진행하는 촛불집회는 평화적이고 축제 분위기”라며 “역시 민주의 도시답다”고 말했다.

▲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31일 오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민이 ‘박근혜 체포단’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진영(34, 북구 문흥동)씨는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다. 국민이 대통령과 정치인을 걱정해야 하는 이 나라의 현실이 참으로 슬프다”면서 “다음 대통령 후보는 철저하게 검증해서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인, 두 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문종두(35, 광주 용봉동)씨는 “이 역사적인 현장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올해 마지막 날을 보내고 새해 붉은 닭의 해를 맞이하면서 제발 앞으로는 국정농단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 달서 평화의합창단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 광주 필리앙상블 연주단이 ‘내영혼 바람이 되어’, 광주풍영초등학교 학생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노래를 불렀다. 또 광주여성회 박현정 대표가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송해 집회 참석자들이 잠시 숙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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