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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강수경 박완희 차은경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6 병신년. 종교계는 크고 작은 이슈들로 잠잠할 때가 없었다. 연초 총선부터 연말 촛불 민심으로 뒤덮은 국정까지 종교계는 우리 사회 이슈와 얽혀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보여줬다. 또 종교계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들이 곪아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 진입하려다 ‘쓴맛’

20대 총선이 있던 지난 4월에는 개신교계와 불교계에서 국회 입성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특히 개신교 기독자유당(대표 손영구)은 동성애·이슬람 저지 등 공약들을 내걸며 교계의 보수성향 목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눈에 띄게 활동했다. 그러나 개신교계 표심이 기독민주당과 양분되며 간만의 차이로 최소 득표율 3%를 넘지 못한 채 쓴맛을 봐야 했다.

연말에는 촛불 민심이 여론을 바닥으로 끌어내린 새누리당의 회생을 돕고자 인명진·서경석 목사가 나섰지만 도리어 비판 여론이 거세다. 목회자 신분으로서 정당 활동을 한다는 데 따른 반감이 지배적이었다.

◆잇따른 종교인 성범죄 ‘눈살’

잇따른 종교인 성범죄도 많은 논란이 됐다. 지난 9월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2015년까지 전문직 성폭력 범죄자 통계 중 종교인이 1위를 기록했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올해 종교인 성범죄에 대한 화두가 끊이질 않았다. 개신교 목회자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전병욱·이동현·김해성목사가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또 동국대 교수가 30대 여성을 성추문한 의혹이 제기되며 몸살을 앓았다.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돼 불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아울러 한국 60대 선교사가 탈북 10세 아동을, 60대 한국인 목사가 캄보디아에서 11~21세 소녀를 성추행 한 사건 등이 알려지며 국제적으로도 충격을 줬다. 천주교에서는 바티칸 재정 책임자 펠 추기경 등이 성추행 혐의로 물의를 빚었다.

◆횡령·배임 ‘돈’ 문제도…

횡령·배임, 교회 돈 유용 등과 관련한 의혹제기도 끊이지 않았다. 조용기(80)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부부의 수백억대 횡령·사기 의혹 사건에 대해 지난해 항고한 장로들은 조 목사가 특별 선교비 600억원을 횡령하고 퇴직금 200억원을 부당하게 수령해갔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문제를 제기한 장로들을 출교·제명처리해 파문을 일으켰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총회) 전 총회장 박성배 목사는 교비와 재단법인 대출금을 ‘카지노’ 도박자금으로 횡령한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받으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총신대 김영우 목사는 지난 9월 예장합동 총회 부총회장 선거를 앞두고 박무용 총회장에게 2000만원을 건넨 의혹이 제기되며 비난을 샀다.

◆좌충우돌 한해 보낸 개신교

연말 국내 종교 중 가장 교세가 큰 것으로 집계된 한국교회는 몸살을 앓았다. 한국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간 통합을 이루겠다고 선언했지만, 공수표만 연발하다가 결국 해를 넘겼다.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와 한교연의 통합논의는 무산됐고, 교단장을 중심으로 한 연합기구가 연말 새로 탄생했다. 여전히 한기총과 한교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법인은 유지되고 있어 결국 연합기구만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이단 논란도 있었다. 예장통합 채영남 직전총회장은 총회장 당시 제100회를 맞아 화해와 용서의 기치를 내걸고 그간 이단으로 규정하거나 권징 대상자로 거리를 뒀던 인사들에 대해 대거 특별사면을 단행했지만 해프닝에 그쳤다. 제101회 회기가 시작되자마자 차기 총대들이 특별사면을 폐기처분했고, 특별사면 대상자들을 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밖에도 수십억원의 교단 재정 피해를 야기한 벽제중앙추모공원(납골당)을 둘러싼 문제는 예장합동 측 은급재단(총회장·이사장 박무용)과 관련해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신천지vs기성교회’ 가열되는 교리공방

올해 한국교회에 주목이 됐던 사안 중에는 신천지 예수교회 측에서 공개한 ‘한기총-신천지 교리비교 영상 100강’도 있다. 이 교리비교 영상 공개 이후 “신천지 예수교회 교리가 맞다”는 신학생들의 반응을 시작으로 일반 시민 대상 블라인드테스트에서도 같은 결과들이 나오면서 ‘기성교단에 진리가 없고, 신천지 예수교회에 진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됐다. 한기총은 궁여지책으로 예장통합이 이단이라고 규정했던 김노아 목사를 한기총 신천지 이단대책위원장으로 세웠지만 안팎으로 ‘자격논란’만 불러 일으켰다. 기성교회를 떠나 신천지 예수교회로 이동한 이들은 “탁월한 말씀 때문에 신천지를 택했다”면서 “직접 듣고 판단하라”며 세간의 비난을 일축하고 있다. 김노아 목사는 신천지에 대응할 교리반박 100선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기독교방송 CBS도 신천지를 겨냥해 ‘CBS 바이블칼리지-통성경 100강의’를 내놓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한국교회 내 교리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불교계, 자성의 목소리 나왔지만…

조계종은 내년에 제35대 총무원장을 선출한다. 이를 앞두고 올해 조계종은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에 열을 올렸다. 직선제 특위가 실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직선제 찬성비율이 80.5%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선제 도입에 대한 논의는 차기 3월 임시회로 넘어가게 됐다.

서울대 우희종 교수가 조계종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발언을 담은 책 ‘쇼!개불릭’이 지난 9월 출판돼 조계종을 발칵 뒤집기도 했다. 조계종은 우 교수가 종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성명을 내고, 사퇴 압박까지 펼치는 등 강경태세를 취했다. 한국 불교와 조계종에 대한 쓴 소리를 던졌던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스님의 발언도 큰 화제가 됐다. 현각스님은 불교의 기복신앙, 물질주의, 유교식 권위주의, 가짜 마음공부·수행, 외국 승려 데커레이션(장식품) 등을 지적했다. 봉은사 근처에 세워지는 현대차 GBC개발사업과 관련한 논란도 있었다. 조계종과 봉은사는 GBC가 세워질 한전부지에 대해 정부가 1970년 불법적 과정을 통해 강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수운동, 법회, 삼보일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종교들’

부정적인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원불교는 올해 100주년을 맞아 지난 5월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고 새로운 100년을 위한 도약을 했다. 원불교는 100년 동안에 있어진 시대적인 아픔을 치유하고자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대대적인 천도제를 지내기도 했다. 불교 태고종은 종단 내 폭력사태로 구속됐던 총무원장 도산스님이 종단에 복귀하면서 차츰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성균관도 올해 초 소송사태 종결로 어윤경 성균관장이 복귀해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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