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병신년(丙申年) 2016년.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았던 해로 기록됐다. 본지는 올해 발생한 사건·사고 중 국민적 관심이 높고 떠들썩했던 사건·사고 이후를 추적해 봤다. 이를 통해 현재 상황은 어떠하며 아직 해결하지 못한 쟁점은 무엇인지 되짚어봤다. 분명한 것은 당시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2017년에도 유사한 사건·사고에 언제든지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아이들과 관광객이 9.12지진 이후 새롭게 단장한 첨성대를 둘러보고 있다. 경주지역은 지진의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 관광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복구는 대부분 마무리 상태
여진으로 일부 주민 불안감
관광객 줄어 상인들은 ‘울상’

[천지일보=명승일·김가현 기자] “추운 겨울이라 피해지원금 100만원으로 황토방 벽면만 메꿨는데 인건비도 올라서 하루 30만원을 줬어요. 지진이 안 난다는 보장도 없고 지금 경주시민은 영화 ‘판도라’처럼 원전을 더 두려워해요. 아직도 문소리가 ‘드르륵’ 나면 몸이 움츠러들고 큰 마트에도 손님이 없어요.”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 이명희(55, 여)씨는 28일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간헐적 여진으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9.12지진 이후 석 달이 지났고 기자는 다시 경주 황남동 한옥마을을 찾았다. 방수천으로 덮여 있던 오래된 한옥지붕은 새 기와로 단장했고 군데군데 금이 갔던 벽은 페인트로 마무리됐다. 황남동 일대 복구는 대체적으로 마무리된 상태였다.

반면 복구가 어려워 손을 놓고 있는 시민은 불안감이 아직 가시지 않은 분위기였다. 여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9.12지진 이후 28일 현재까지 여진은 총 556회 발생했다. 지진 진앙지였던 내남면 부지리 최해종(70, 남)씨는 “보상이 나와야 하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최씨는 한쪽 벽면이 전체적으로 균열이 간 상태라서 바깥으로 시멘트 벽돌을 올려 무너지지 않도록 떠받드는 정도로 보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인근 주택의 정두현(63, 여)씨 사정도 비슷했다. 주방 안쪽 두 벽면에 가로로 선명한 금이 간 상태로 주방을 쓰고 있었다. 그는 “아들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 들어가지 말라’고 하지만 그냥 쓴다”고 말했다.

피해 상인은 관광객이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첨성대 주변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성훈(32, 남)씨는 “지진 이후 매출은 당연히 하락세고 평일은 이틀에 1팀 정도, 주말은 2~3팀의 손님이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릉원주차장에서 만난 한기만(63, 남) 관광버스 운전기사는 지난해 이맘때 주차장에 버스가 반 정도 찼는데 지금은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요즘은 관광객이 쇼핑도 거의 안 하고 관광가이드도 울상이라고 했다.

양현두 경주시청 안전재난과 방재팀장에 따르면, 9.12지진 이후 피해조사 기간이 한 달 정도였고 이후 시비를 포함한 국·도비를 확보했으며 1차로 4996건의 피해를 접수받고 보상금을 지급했다.

이와 함께 지진피해가 완파, 반파만 해당됐으나 기둥, 지붕, 벽체 등 반파에는 못 미치는 소파 기준이 적용돼 소파 기준 2차 970건의 피해를 접수받았다. 12월 초 예산 확보 후 20일 현재 958건(9억 5800만원)의 피해지원금을 지급했다. 계좌오류 등의 재점검 이후 나머지 피해가정에 100만원씩 지급하면 총 9억 7000만원이 지급된다.

양 팀장은 상가와 공장의 경우 피해 규모에 따라 읍·면·동에 신청하면 세금감면, 융자지원 등이 해당되는지를 조사한 후 지원 여부가 결정되고 재난지원금이란 명목은 따로 없다고 했다.

경주시 관광기획팀에 따르면 ‘불국사관광안내소기준’ 올해 9~11월 경주를 찾은 관광객은 205만 9430명(외국인 19만 3801명)이다. 지난해 9~11월 관광객은 381만 4543명(외국인 22만 5667명)으로 작년 대비 46% 감소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2017 경주관광산업 활성화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주시 대표 축제로 브랜드화하는 신규사업인 ‘경주벚꽃축제’를 야간 관광프로그램 등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정완 경주시청 관광기획팀장은 “이번 지진피해는 오래된 기와건물 위주로 나타났고 경주지역 숙박시설은 안전점검 결과 안전하다는 게 증명됐다”며 “내년 초 관광종합계획을 기획하고 있으며, 관광도시 경주가 다시 활기를 되찾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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