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을지대 겸임교수 

 

먼저 목숨을 걸고 자유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태영호 공사님과 그 가족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셨습니까.

지난 8월 주영 북한대사관의 고위층이 탈북했다는 소식을 접한 필자로서는 이제야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도 북한외교관의 실상과 해외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조금은 알고 있던 터이기에, 태 공사님을 선두로 고위층 탈북행렬이 이어지리라 예상했었습니다.

공사님이 찾은 대한민국이 그 어느 때보다 정치·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지만, 그래도 사회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다는 것에 적잖이 놀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려운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태 공사님과 그 가족이 꿈꾸었던 미래도 일장춘몽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럴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태 공사님과 같은 고위층 탈북자의 가족을 지원했던 적이 있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남아있는 그 가족들은 누군가 나서서 돌봐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갔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경험할 수 없는 피맺힌 아픔을 겪은 가족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여전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구요. 그때가 1997년이었으니 정치적 상황으로는 지금과 너무나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절대 그런 일들이 되풀이 돼서는 결코 안 되겠지만 분명히 그것을 획책하려는 무리들은 존재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공권력의 보호 아래라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는 안심하셔도 무방하리라 여겨집니다.

존경하는 태영호 공사님, 이제 꼭 하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필자는 언젠가 이렇게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노예처럼 살던 북한주민들이 멍에를 벗어던지고 자유인으로 깨어나 세습독재정권을 어렵사리 무너뜨렸는데,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처럼 된 대한민국에서 김씨 왕조를 위한 망명정부가 만들어져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우리 사회 곳곳에 종북세력들이 너무나 커져버렸노라고 말입니다.  

태 공사께서는 작고하신 황장엽 선생과 마찬가지로, 이천만 북한주민들을 굶겨죽이고 때려죽이고 가둬죽이는 사악한 세습독재세력과 싸우기 위해서, 그래서 미래세대인 우리 자녀들이 보다 인간답게 자신의 꿈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대한민국에 오셨겠는데, 김씨왕조의 하수인들이 남한사회에 너무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들을 제압하는 일에도 똑같은 각오로 싸워야 함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들은 노동자의 인권을 이야기하며 민주시민사회를 표방하는 시민사회에 또아리를 틀고 있으며, 보편적인 복지정책이라는 사회안전망 속에서 날개를 달고 활개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서민층, 청년층, 노년층을 가릴 것 없이 허울좋은 표퓰리즘 정책 아래 피아가 구분되지 못하도록 대중의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것을 가려내려는 책임세력들을 수구보수로 매도하고 대중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으로 낙인찍고 있습니다. 정치적 통찰력과 지도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태 공사님, 우리 함께 만들어 봅시다.  너무나 상식적인 사회, 정상적인 국가…. 모든 주민들이 자유로운 이동과 직업선택, 표현, 출판의 자유 등이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깃발아래, 스스로의 미래를 책임지는 노예가 아닌 참주인의 국민으로서 북한주민들이 우뚝 서는 통일을 위해서 말입니다. 우리 같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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