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철 특검보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기자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삼성 합병’ 대가성 여부 조사
문형표 이사장 구속영장 청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팀)이 김재열(48)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을 소환하면서 ‘삼성그룹 최순실 지원 의혹’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검팀은 29일 오후 삼성그룹 경영진 중에서는 처음으로 김재열 사장을 소환했다. 제일기획은 ‘비선실세’ 최순실(60, 구속기소)씨와 최씨의 조카 장시호(37)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에 16억 2800만원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씨는 최씨 등의 영향력을 이용해 김종(55, 구속기소) 전(前)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함께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했던 김 사장을 압박하고 후원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김 사장을 상대로 제일기획이 영재센터를 지원한 배경은 무엇인지, 특혜 제공이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대가로 이뤄진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조사했다. 또 이미 제기된 의혹뿐 아니라 다른 혐의가 존재할 가능성을 두고도 수사를 진행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문형표(60, 전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긴급체포한 특검팀은 29일 문 이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특검보는 “문형표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 등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장관이었던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지도록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를 받고 있다.

특검팀에 따르면, 조사를 시작할 당시 문 이사장은 “(내가) 합병에 찬성하라고 국민연금에 지시한 바 없다”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지시한 적 있다”고 혐의를 인정하면서 국회에서 했던 증언 역시 위증으로 밝혀졌다.

특검팀은 문 이사장이 지시를 내려 이뤄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두고 수사를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국민연금이 합병에 나섰고 그 대가로 삼성 측이 최씨 등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면 박 대통령에 대해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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