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 (제공: NEW)

가수 유재하 동명의 곡 큰 축
프로포즈하러 가던 주인공
교통사고로 유체이탈 경험
다양한 사람들 몸에 들어가
사랑 이뤄주며 감동 전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처음 느낀 그대 눈빛은 혼자만의 오해였던가요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보로 만들었소 / 내곁을 떠나가던 날 가슴에 품었던 분홍빛의 수많은 추억들이 푸르게 바래졌소… 나 오직 그대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고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中-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차태현이 ‘차태현표 코미디’를 들고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는 차태현은 코미디 장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배우 차태현이 내년 1월 4일 개봉할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를 통해 소소한 일상 속에 언제나 있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남자 ‘이형(차태현 분)’이 여고생부터 치매할머니까지 계속해서 몸을 갈아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작곡가 ‘이형(차태현 분)’은 벚꽃이 휘날리던 어느 날 여자 친구 ‘현경(서현진 분)’에게 프로

포즈를 하러 가던 길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어느 학교 양호실이었다. ‘이형’을 ‘말희(김윤혜 분)’라고 부르는 양호선생님에게 자신이 누구냐고 물어보지만 알 턱이 없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그곳에서 4차원 소녀 ‘스컬리(김유정 분)’를 만나 이 상황을 설명하지만 ‘스컬리’는 연구대상이라고만 생각한다. ‘말희’의 주머니에서 임신테스트기를 발견한 ‘이형’은 자신이 들어와 있는 ‘말희’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남편을 찾게 된 ‘이형’은 10대들의 순수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깨닫게 된다.

다시 눈을 뜬 ‘이형’은 피곤에 찌들고 위혼 위기에 처한 형사 ‘찬일(성동일 분)’, 배불뚝이 노총각인 ‘스컬리’의 담임선생님 ‘여돈(배성우 분)’, 치매에 걸려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할머니 ‘갑순(선우용여 분)’의 몸으로 옮겨가 사랑에 서툰 사람들에게 사랑의 메신저가 된다. 그리고 마침내 무대공포증에 걸려 무대에 오르길 두려워하는 홍대 여신 ‘현경’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준다.

이 영화는 2010년 차태현 주연의 영화 ‘헬로우 고스트(감독 김영탁)’와 비슷한 듯 다르다. ‘헬로우 고스트’에서 ‘할배 귀신(이문수 분)’ ‘꼴초 귀신(고창석 분)’ ‘울보 귀신(장영남 분)’ ‘초딩 귀신(천보근 분)’ 등 네 명의 귀신에게 빙의돼 소원을 들어줬던 차태현은 이번에 직접 네명의 몸에 빙의돼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인생 속에 개입된다.

그만큼 ‘이형’을 연기하는 등장인물들의 역할이 크다. 빙의된 ‘이형’을 연기하는 성동일과 배성우, 선우용여는 말할 것도 없이 완벽하게 연기했다. 특히 ‘이형’이 처음 들어가는 ‘말희’ 역을 맡은 김윤혜는 자세나 말투를 남자처럼 연기해 어색하지 않았다.

영화는 큰 고비나 갈등은 없다. 단 극 중 인물들의 사랑을 통해 관객 자신의 사랑을 돌아보고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게 만든다. 처음 하는 사랑, 식어버린 사랑, 전하지 못한 사랑으로 관객들에게 애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 (제공: NEW)

이 영화의 눈물코드는 단연 선우용여와 박근형의 순애보다. 순정파 ‘할아버지(박근형 분)’는 헌신적인 사랑으로 치매에 걸린 순애보 여인 ‘갑순’을 감싼다. 젊은이들 못지않은 노부부의 로맨스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영화는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션으로 칭송 받았던 고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큰 축으로 두고 진행된다. ‘이형’과 ‘현경’의 관계에서 이 곡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랑을 엮어 주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주지홍 감독은 “유재하의 음악을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힐링될 수 있는 이야기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보다 다른 조연들의 이야기가 더 부각되는 점이 아쉽다. 김유정의 비중도 그다지 크지 않아서 기대감을 채우지 못한다.

또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서현진의 노래 장면에서 서현진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가수의 목소리가 나와 아쉬웠다. 하이톤인 서현진의 목소리에 허스키한 덮어 영화의 집중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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