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정치시대가 열렸지만
[사설]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정치시대가 열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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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나 정치집단이 아니더라도 연말모임에서는 정치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촛불시위에서 나타났듯이 젊은 계층의 정치 참여가 확산되는 일은 국가·사회발전을 위한 일에 뒷짐지지 않겠다는 좋은 조짐이기도 하다. 사오십대 중장년층이나 육십대 이상의 노령층에서도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정치 소재는 여러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바야흐로 조기선거가 현실화되다보니 대선주자 동향까지 짚어보는 정치의 ‘백가쟁명의 시대’가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가쟁명(百家爭鳴)이란 단어를 한자어 그대로 풀이하면 ‘일백 사람이 다투어 울다’는 뜻이다. 정확하게는 ‘수많은 학자나 논객이 자기주장을 자유롭게 발표하여 논쟁하는 일’을 의미하는바, 비단 전문가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가 정치에 관해 자기의사를 전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 내용들이 사실이든 아니든 정치적 현안과 대선주자에 관한 루머들이 언론과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있으니 이에 근거해 많은 사람들이 입에 올리며 정치 화제가 북새통을 이룬다.

현안과 관련해 바른 내용은 국민의 정치 이해와 현실정치 파악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온갖 풍문들이 떠돌아다니는 정치판이다 보니 일부 정치세력들이 이를 이용하려는 의도마저 엿보이는바,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느닷없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청와대가 비리 조사를 지시한 배경에는 야권 거물정치인들을 노렸다는 설도 횡행했던바, 정작 비리에 관련된 자는 야권인사가 아니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었고, 최근 검찰에서는 새누리당 배덕광 국회의원에 대해 혐의를 잡고 있다.

또 하나 매머드급 루머가 터져 나왔으니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언론기사다. 반 총장과 박 전 회장이 부인하는 가운데, 2008년 당시 박연차 게이트를 담당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반 총장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해당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청한 이 전 부장은 “정정보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소 등 법적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이에 불문하고 반 총장에게는 청천벽력과 다름이 없다. 반 총장이 귀국 후 대선주자 검증 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테지만 이 내용들이 유력대선주자를 견제하려는 정치권의 계획된 의도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정치이야기의 백가쟁명 시대에도 우리 정치가 성숙하려면 거짓으로 선동하고 왜곡하는 작태는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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