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이뤄지는 유동 인구의 급격한 증가! 세계화 시대, 지구촌을 연상케 한다. 보편적 현상으로는 외래 인구의 유입에다가 고유문화와 외래문화의 혼재에 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인종별, 권역별, 지역별로 전승되는 고유문화는 여전히 지배적이다.

적극적으로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다양성·창의성을 알릴 수 있는 방편이기 때문이다. 또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함으로써 다문화주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 인종 간, 지역 간, 국가 간 경계는 가파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어찌 보면 바람직한 면도 많다.

이렇듯 급변해 가는 환경! 무엇이 필요한가. 문화 충격을 최소화함은 물론, 문화적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문화접변을 통한 문화 공존 또는 문화 융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화 공존으로는 한국인과 외국인 간의 결혼 문화를 들 수 있다. 한국 전통 혼례와 상대국 전통 혼례를 함께 하는 경우다. 이러한 의식은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상호 문화를 존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우리 주변엔 언어문화의 혼란과 혼돈을 겪는 외국인을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가운데는 한국어의 다의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한국 여자와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 여자 간 대화를 들 수 있다. 한국 여자와 외국 여자가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함께 커피숍으로 가게 되었다. 두 사람이 한국어로 대화하면서 길을 걸어가는데, 한국 여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남편을 발견했다. “저기 우리 남편이 와요”라고 한국 여자가 외국 여자한테 말하지 않은가. 그 말을 듣는 순간 외국 여자는 당황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와 반면에 한국 여자는 민망해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외국 여자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런 소통에서 문제가 발생하는가. 외국인이 우리의 언어문화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씨족마을·사회를 형성해 오면서 공동체 생활을 해 왔다. 그래서 공동체의 의미를 지닌 ‘우리’라는 다의어가 적용되는 범위가 광범위했다.

외국인이 우리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듯, 우리 역시 상대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몇몇 국가의 대표적인 문화를 살펴보자. 중동에 위치한 바레인은 이슬람국가이다. 라마단이라고 하는 약 한 달 동안의 금식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 낮 시간대에는 금식을 하게 돼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으로는 금식 적용 대상이 외국인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이다. 더불어 공공장소에서 식사를 해서는 안 되며 음주 및 흡연 또한 금지돼 있다.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투르크메니스탄 역시 이슬람국가이다. 국가주도적으로 흡연을 금지한다. 흡연이 가능한 장소가 있기는 한데, 재떨이가 비치돼 있는 실내와 실외에 한하여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보편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실외에 재떨이가 구비돼 있더라도 금연구역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계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때로는 권역별로 통합되기도 한다. 세계 중심국가로의 도약은 문화접변을 통한 문화상대주의 이해와 실천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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