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사무 총장 (출처: 뉴시스)

반 총장 합류 시 파괴력 ‘태풍급’
정진석 등 충청권 인사에 영향
비주류 “문 열어놓고 있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찻잔 속 태풍’인가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를 것인가. 새누리당 분당 카드를 꺼내 든 비주류가 정계개편의 거센 격랑 속에서 운명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보수신당 창당 깃발을 올린 이들 앞엔 두 가지 길이 놓였다. 기존 새누리당에 실망한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보수 정통성을 인정받느냐, 아니면 변방의 군소정당으로 전락하느냐다.

보수신당의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은 우선 무난하게 달성 가능한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분당에 동참하겠다는 의원이 35명 정도 되기 때문이다. 분당 시점인 27일까지 일부가 이탈할 가능성도 있지만, 20석은 넘길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들이 만약 국민의당(38석)까지 제치고 원내 3당으로 올라설 경우엔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의당과의 중도노선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또한 탈당 동참을 놓고 고민 중인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과 중립성향 의원들의 보수신당 합류가 가속화되면서 원내 2당 지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엔 여권 유력대권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권 도전 의사를 굳힌 반 총장이 1월 귀국 후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아닌 비주류 보수신당에 합류할 경우 그 파괴력은 ‘태풍’ 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청권 출신인 정진석 원내대표 등 충청권 의원들이 반 총장의 거취에 따라 대거 이탈해 오는 것은 물론 최순실 사태로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반 총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주류는 반 총장 영입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 정병국 의원은 반 총장이 최순실 사태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면서 친박계에 선을 긋고 비주류의 보수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대해 “저희들은 문을 닫아놓고 있지 않다”며 “저희가 지향하는 가치와 같이한다고 하면 얼마든지 모실 수 있고, 훌륭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반 총장의 명확한 뜻은 확인되지 않았다. 보수신당에 참여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뜻이다. 반 총장이 기존 정당이나 계파와 선을 긋고, ‘제3지대’로 가거나 독자 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비주류 측 황영철 의원은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역량 있는 인물이 많기 때문에 내부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리 후보를 만드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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