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애 유퍼스트 강남지점장 

 

돈이 있으면 얼마나 있는가. 개인이 본인 계좌에 현금을 얼마나 넣어둬야 부자일까. 300억, 3000억, 3조, 30조, 300조, 3000조, 3경…. 본인 계좌에 이 정도의 돈은 있어야 부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부자의 조건은 깨끗하게 땀 흘려서 정당하게 벌었을 때를 말하는 것이다. 1945년 해방이 되어 일본인들이 도망가면서 버리고 간 부동산에 들어가 자기 이름 적어 문패 걸고 취득해서 오늘날까지 임대업하면서 사는 사람은 부자라고 하지 않겠다. 진정 자신의 에너지를 열심히 사용해서 벌지 않은 돈은 진정 살아 있는 생명의 돈이 아니다.

예전에는 돈을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쓴다고 했으나 지금은 돈을 인간처럼 벌어 사람이 돈을 쓰는 것처럼 써야 한다. 무슨 일을 해서 일확천금을 벌어들일 때는 반드시 그 돈을 좋은 일에 쓰라고 하느님께서 복을 두시고 조상들이 복을 주어서 큰돈을 만지는 것이다.

그런 뜻을 모르고 샤넬과 루이비통, 그리고 수입차와 아이폰을 사고 시티뱅크에 맡겨 이자로 호화스럽게 자기 자신만을 위해 돈을 쓰는 사람은 반드시 응급실에 실려 가게 되고 건강의 적신호가 켜진다.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지 못하고 산소 호흡기로 몇 년 버티다 종합병원에 그 돈을 다 결제하고는 지옥에 떨어지든가, 제삿밥도 얻어먹지 못하고 구천을 헤매게 된다. 돈에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시티은행이 11월부터 송금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이용요금 등을 연이어 올렸다. 시티은행은 내년부터 계좌유지수수료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규 계좌에 한해 잔액이 1000만원 미만일 경우 월 3000~5000원 사이를 부과해서 시티은행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시티은행이 한국에서 수수료 영업을 해서 수익을 내서 거대배당을 외국 대주주에게 고스란히 지급하는 것이다. 시티은행이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브렌단  카니 소비자금융그룹 그룹장이 이번에 시티은행 청담점 등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초호화 인테리어를 했다. 결국 시티은행은 대대적인 광고비와 초호화 인테리어 비용을 계좌유지수수료 등을 소비자인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차출하는 꼴이 된다. 시티은행이 대한민국을 위해 소비자를 위해 지금까지 무얼 해줬는가.

미국 애플의 한국법인 애플코리아는 연간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실적과 납세, 기부금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 2009년 유한회사로 전환한 이후 기업 활동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올해만 매출을 3조원대를 하면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소비자를 위해 기부를 과연 몇 푼이나 했을까. 샤넬과 루이비통 같은 명품회사들과 수입차 회사들이 한국에 와서 돈을 벌어갈 생각만 하고 이 땅에서 그들이 소비자들과 이 나라에 제대로 된 기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1899년 1월 30일 대한제국의 내탕금(황실자본)과 조선 상인이 중심이 돼 만든 ‘대한천일은행’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1897년 한성은행이 국내 최초로 설립 됐지만 일본자본이 유입됐다고 하여 대한제국에서는 민족자본중심의 은행설립의 필요성에 의해 고종황제가 직접 대한천일은행 설립을 지시한 것이다. 설립 당시 ‘조선사람 이외에는 대한천일의 주식을 사고 팔 수 없다’고 명시하는 등 민족의 자존을 세우고 외세로부터 은행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은행 운영 역시 전통 상인이 중심이 됐다. 최대주주는 황태자인 영친왕이었다. 대한천일은행은 1911년 조선상업은행, 1950년 한국상업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 당시 금융권 구조조정에 의해 한일은행, 평화은행 등과 합병했다. 2002년에는 고객들에게 친근한 은행으로의 이미지를 강조한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순수 민족 자본으로 설립된 우리은행의 정통성이 살아 있기에 우리는 금융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로서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나는 1972년부터 우리은행을 거래해 왔다. 유치원을 다니던 때에 부모님께서 집 앞에 있던 상업은행 통장을 만들어 줘서 매일 용돈을 받으면 상업은행에 내 통장을 가지고 가서 통장에 입금하는 은행놀이를 했었다. 키가 작아서 계단식 발판을 디디고 서서 통장과 돈을 주고 입금했다.

호화로운 은행 객장도 좋고 핀테크도 좋지만 어린이들이 저축할 수 있고 은행을 거래할 수 있는 어린이은행, 청소년은행, 청년은행, 사업자은행 등을 만들면 좋겠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금융과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은행이 건전한 시스템을 만들면 좋겠다.

지금의 내가 금융인으로 선 굵은 인생을 만든 것 또한 40년 전에 내게 다정스럽게 다가와 준 상업은행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남대학교 선배인 박인규 대구은행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에게 바란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따뜻한 은행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22년 전에 알게 된 박인규 대구은행장은 아름다운 미모의 부인과 함께 내가 살고 있는 집 서빙고동 신동아 아파트 7동에 왔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굿모닝신한증권빌딩 신한캐피탈 대표로 있을 때 아름다운 사무실에 내가 갔었다. 지금 내가 두 은행장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내년이 금융전쟁이라고 한다. 글로벌, 디지털, 시너지의 3대 화두도 좋지만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 효과를 창출하기 이전에 국민들을 위해 서민들을 위해, 힘없는 사람을 위해 금융을 펼치고 해운과 조선 그리고 항공, 통신이 세계 초일류가 되어 날고 뛰고 순항할 수 있도록 강화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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