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왼쪽)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비주류, 탈당 구체화 작업 돌입
이르면 이번 주 선언 이어질 듯
1차 목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최대 40명 되면 원내 3당 가능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새누리당의 분당사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당 비주류가 탈당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에 돌입하면서 결국 분당이란 파국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당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20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를 논의했으나 양측의 갈등 끝에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면서 분당 수순으로 돌입하게 됐다. 비주류가 최후통첩으로 제시한 ‘유승민 전권 비대위원장’ 카드를 친박계가 거부하면서 분당열차를 멈춰 세울 카드는 사실상 없어지게 됐다.

탈당으로 마음을 굳힌 비주류는 같은 날 긴급 모임을 갖고 구체화 작업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이번 주 탈당 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친박계는 이날 친박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해체하고, 친박 핵심 중진의 ‘2선 후퇴’를 선언하는 등 일부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엔 여전히 반대했다. 대신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을 주장했다. 이들이 외부 비대위원장으로 거론하고 있는 이들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에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당의 화합을 위해선 유 의원이 아니더라도 혁신 프로그램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외 인사 중에서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될 경우 당의 내분과 내홍이 심해져 풍비박산과 분당의 기로에 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친박 주류가 유 의원을 반대하는 만큼 비대위원장으로 인선하더라도 당내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친박계가 반대하는 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기보다 외부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는 것이 당내 갈등 봉합 차원에서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으로 보인다.

앞서 비주류는 전날 모임을 열고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고, 당 운영의 전권을 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날 의총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서 탈당 결행을 중단할 이유가 사라지게 됐다. 비주류 황영철 의원은 “우리 비주류 의원들이 새누리당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없어졌다고 확인한 의총”이라고 말했다.

비주류는 21일 회동에서 탈당에 대한 입장을 최종 정리한 뒤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에 속하지 않았던 중간지대 의원들에게도 설득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황영철 의원은 현재 탈당에 동참할 의원은 김무성·심재철·이군현·주호영·강석호·권성동·김성태·김세연·이종구·여상규·황영철 의원을 포함해 20명 이상이라고 확신했다.

이들의 최우선 목표는 현역 의원 20명을 채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일이다. 이후 추가 설득과 탈당을 통해 최대 40명에 이르는 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38석인 국민의당을 제치고 단숨에 원내 3당으로 올라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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