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던 대한민국의 위상이 땅에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드배치와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 등의 여파로 중국 내 한류 금지령이 강화되는가 하면, 나라 밖에 있는 개개인의 실수로 한류마저 배척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등으로 어지러운 대한민국을 살려보겠다고 토요일도 반납한 채 촛불을 든 사람들의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나라망신을 시키고 있는 이들, 더욱이 그 주범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면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만 해도 민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칠레 한국대사관에의 참사관이 벌인 낯부끄러운 행각은 칠레 교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가 된 박모 참사관은 K-POP을 필두로 한 한류, 한국의 문화 등을 전도하는 담당자로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임무보다는 다른 데 관심이 많았다.

해당 참사관이 미성년을 성추행하는 모습이 고발적 성격을 지닌 현지 TV 프로그램을 통해 고스란히 방영되면서 그의 만행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그의 만행은 비단 그 자신만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현지 교민들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 실정이다.

욕설이 섞인 문자를 받는 등 칠레인들의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참사관은 교민의 칠레인 부인에게도 추태를 부릴 정도로 행실이 불량해 이미 교민들 사이에서는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12살 미성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TV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한국인들을 향한 칠레인들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신의 자리를 이용해, K-POP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에게 접근한 그 의도도 용납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현지 대사관의 행동이다. 이미 교민들 사이에서는 소문난 해당 참사관의 불량한 행동을 대사관에서는 왜 쉬쉬했냐는 것이다. 결국 대사관의 관리 소홀과 내 사람 감싸기가 일을 일파만파 커지게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칠레는 남미에서 한류와 대한민국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은 나라였다. 교민들은 이번 일로 대한민국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며, 또한 같은 한국인으로서 몸을 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이 불러일으킨 파장은 너무도 크다. 한 사람의 무분별한 행동과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행동이 결국 대한민국 국격을 실추시켰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 그들이 현지에서 하는 행동 하나, 말 하나는 곧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소위 말하는 배운 사람들, 소위 말하는 고급 공무원들, 그들이 보고 배운 것이 무엇인지 의심스러운 일들이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인가. 눈은 마음의 창이며,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곧 그 사람의 사상과 인격을 말한다. 입으로 아무리 좋은 말을 내뱉어도 그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다. 평소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세상은 잘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벼는 익은 만큼 고개를 숙인다고 한다.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는 먼저는 그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고 움직여야 한다. 이 단순한 사실조차 모른다면 배워도 배운 것이 아니다. 세상 말에 ‘헛똑똑’이란 것이 있다. 아무리 많이 배웠어도 세상물정 모르고 어리숙한 사람들에게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런데 진정한 ‘헛똑똑’은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자신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 혹은 하루하루 무사안일하게 지내기 위해 주변의 잘못된 관습들을 고쳐나가는 것을 기피할 때 쓰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헛똑똑이들이 더 이상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듣고, 제대로 깨우치는 일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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