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송범석 기자] “둔한데도 계속 열심히 하면 지혜가 쌓이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지며, 답답한데도 꾸준히 하면 그 빛이 반짝반짝하게 된다.” (다산 정약용)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기로 한다. 나이도 많고 여건도 녹녹치 않지만 악착같은 근성으로 결국 모든 과정을 버텨내고 최고의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다.

또 한 사람은 명문대를 입학해 적성과는 관계없이 적당한 회사에 취직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닌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곧 반복되는 생활에 열정이 시들시들해졌다. 단지 월급을 받기 위해 일했고 능력은 항상 제자리를 맴돌았다.

위 두 사람 모두 똑같이 1만 시간을 한 분야에 쏟아 부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도태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어떤 요소가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1만 시간의 법칙>은 간단명료한 해답을 제시한다. 성공한 사람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목표를 정한 뒤 지독하게 몰두하고 끝까지 버티는 데 1만 시간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연습을 통해 성공의 자리로 올라서려면 오랜 기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결심을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적고, 실천하는 사람은 있어도 지속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최고가 드문 것은 연습을 오래 지속하는 사람이 극소수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그리고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이들의 행적과 이야기를 종합해본 결과 적어도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1만 시간의 연습을 3단계로 나누고 있다. 시작점인 1단계는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 2단계는 몰입이 수반된 연습을 할 것 그리고 3단계는 어떠한 결과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포인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저자는 “최고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좋아하는 일을 했다는 점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았고 연습했고 성취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그 좋아함으로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속’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지속의 힘을 지렛대로 삼지 않으면 대가의 경지에 오를 수 없으며 반짝 행운으로 단숨에 유명세를 타고 각광 받을 수는 있지만 사상누각과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자는 ‘우보(牛步)’를 강조한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경구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것이다. 꾸준히 노력하고 기다리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오고 준비된 사람만이 그 기회를 거머쥔다고 저자는 자신한다.

고노이케 신로쿠(에도시대 거상) 역시 이 ‘우보 철학’으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그가 일본 최초의 청주로 알려진 ‘아이오이’를 만든 것은 노력과 운이 결합된 산물이었다.

양조장을 차린 신로쿠는 당시의 탁주가 그리 좋은 술이 못 되는 것을 간파하고 맑고 깨끗한 술을 만들기 위해 온갖 실험을 거듭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신로쿠는 평소 일하는 태도가 불량했던 일꾼을 크게 나무랐고 이후 술독에 잿물을 잔뜩 쏟아 붇는 복수를 당하게 됐다.

놀라운 것은 신로쿠가 그때 청주의 비밀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잿물이 술지게미를 바닥에 가라앉히면서 술이 맑아지고 맛과 향도 탁월했던 것이다. 물론 신로쿠가 새로운 술을 개발한 데에는 ‘운’이 많이 작용했다. 하지만 그가 남들 하는 대로 탁주를 만들어 푼돈이나 벌고자 하는 사람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저자는 “만일 그랬다면 분명 술이 못쓰게 됐다며 내다 버렸을 것”이라면서 “획기적인 술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을 때 이를 재빨리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준비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최고 전문가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준비된 사람이 되는 법을 제시해 준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이상훈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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