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천지TV=황금중 기자] 탄핵 가결을 이끈 민심이 다시금 촛불로 타올라 서울 도심을 밝혔습니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열렸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들은 일제히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습니다.

10월 29일 시작된 촛불이 2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8번째 주말 촛불집회가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열렸습니다.

집회에 모인 시민은 서울만 65만명으로 지난주보다 줄었지만, 열기는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 카타리나 | 서울 노원구)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의 불공평한 것… 바꿔야 될 거 같아서 그리고 너무 답답해서, 그래서 오늘은 손녀딸이랑 같이 나왔어요. 아이한테 만큼은 (좋은 세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고요.”

(인터뷰: 윤선필 | 서울 중구)
“국회에서 탄핵이 결정됐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가 잘못한 것을 모르고 있어서요. 그래서 잘못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국정농단, 그리고 자격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거든요. 지금이라도 내려와야죠.”

본 집회에 앞서 다양한 사전행사와 문화공연, 자유발언이 이어졌는데요.

종강을 맞은 대학생들이 모인 종강 촛불집회.
대학생들은 세월호 유가족의 발언을 들은 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본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뿐 아니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책임이 있다며 함께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장음)
“박근혜를 구속하라. 황교안도 사퇴해라. 헌재는 탄핵하라”

특히 박근혜 대통령 측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 ‘탄핵 이유가 없다’고 밝힌 점을 강하게 꼬집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터뷰: 김강섭 | 양천구 목동)
“국민의 관심사도 있다 보니깐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데이트만 하는 것 보다는 한 번씩 나와서 목소리도 내고 하는 게 도움이 될 거 같아서 나왔습니다. 대통령 본인이 몰랐든 알았든 이렇게 된 것은 국가 대통령의 책임이 있잖아요. 책임 자체를 회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법에 의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김혜은 | 양천구 목동)
“한 번쯤은 나와서 이렇게 평화적으로 촛불 시위에 참여해서 국가를 위해서 저도 하고 싶고…. 국민의 심판을 받고 앞으로 좀 더 깨끗한 정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이예지 | 전북 전주시)
“지금 너무 시국이 불안정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서 저라도 나와서 머릿수라도 채우려고 나왔어요. 총리님이 본인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대타를 하시는 거니까 그 점은 숙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녁 7시부터 시작된 행진은 청와대, 헌법재판소, 총리공관 이렇게 세 갈래로 진행됐습니다.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으로 행진한 시민들은 최순실에게 돈을 준 재벌 총수도 구속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탄핵의 열쇠를 쥐고 있는 헌법재판소를 압박하기 위해 100미터 앞 안국역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행진 거리를 놓고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했잖아요. (저기 앞까지만) 100미터! (길 건너까지)”
“100미터 앞까지 펜스 라인을 치세요. 우리는 법에 따라서 참여 할 테니까”

앞서 오전 11시 이곳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맞불집회.
박사모, 대한민국수호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3만여명(경찰 추산)은 대통령 탄핵 무효를 부르짖으며 태극기를 흔들었습니다.

지난 집회와 비교해보면 인원이 많이 늘어났는데요. 촛불집회에 맞서 회원 총동원령까지 내렸는데 앞으로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겁니다.

또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줄여서 탄기국이라는 명칭의 연합 단체를 결성했습니다.

애국가 제창과 자유발언을 이어간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이 종북세력과 언론의 선동으로 억지 탄핵을 당했다며 ‘억지탄핵 원천무효’ 등의 구호를 열창했습니다.

(현장음)
“탄핵 무효! 탄핵 무효! 탄핵 무효!”

(인터뷰: 박경람 | 대학생)
“언론들이 박근혜 대통령님을 많이 비난하고 왜곡하는 것 같아서, 화도 나고 이건 아닌 거 같다 싶어서 나왔어요. 박근혜 대통령 지금 많이 힘드시고 속상하시고 여러 가지로 심정이 복잡할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국민들이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고, 다시 대통령님도 원래 상태로 돌아와서 국정운영을 안정 있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김영효 | 경북 구미시)
“저희 보수가 나서지 않으면… 도저히 참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선동하는 그런 방송을 과감히 척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탄핵을 할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기업인들한테 돈을 받아먹었습니까. 역대 대통령 중에 기업에 돈 안 받은 사람이 딱 한 분 있습니다. 우리 박근혜 대통령만 안 받았지. 박근혜 대통령님 힘내세요. 저희 국민이 있습니다.”

이들도 1시부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하면서 경찰이 동원돼 양측의 충돌에 대비했는데요.

보수단체 일부가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공원에서 시위를 마치고 서울역으로 행진하다가 양측의 경로가 겹쳐 마찰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피켓을 던지거나 침을 뱉는 등 시비가 붙기도 했습니다.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간격이 가까워지면서 서로 야유와 욕설을 주고받으며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다행히 물리적 충돌까진 발생하진 않았습니다.

(현장음)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다. 이X들아. (무효! 무효!) 나이 X먹었으면 생각이 깊어져라.”

촛불집회를 주최한 퇴진행동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또다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고, 이에 맞서 탄기국도 총력 대응할 방침이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편집: 황금중 기자, 촬영: 김미라·황금중 기자)

▲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