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 ⓒ천지일보(뉴스천지)

‘긴급한 민원 등 현안 해결’과 ‘충남의 미래 준비’라는 투트랙 도전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의 별명은 ‘독일병정’이다. 그의 단단한 추진력과 꼼꼼함을 빗댄 것이다. 행정자치부에서 1년 10개월 만에 친정인 충남도로 돌아와 안살림을 맡은 남궁영 부지사의 남다른 애정과 각오를 들어봤다.

그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강한 추진력과 느림의 미학’이란 면에서 닮은꼴인 부분이 많아 보였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며 주고받은 안목과 충청도 기질의 장점을 살려낸 게 엿보인다. 다음은 남궁영 부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경제통상실장·기획조정실장 등 공직생활 대부분을 충남도에서 보낸 만큼 앞으로 기대도 크다. 고향 충남으로 금의환향한 감회와 앞으로의 각오는.

새로운 직책을 맡을 때마다 새 무대에 오르는 느낌이다. 충남에서 공직생활을 한 28년 가운데 보령군에 있던 1~2년을 제외하면 모두 도에 있었다. 지난 11월까지 1년 10개월간 고향을 떠나 중앙부처에서 정신없이 보냈지만 마음 한쪽엔 늘 고향생각이 있었다. 돌아오니 훨씬 마음이 편하다. 그동안 충남도(경제통상실장, 기획조정실장)와 중앙부처(행정자치부 정책기획관, 대변인)에서 일을 할 때는 단위업무만 챙기면 됐는데 이제는 도정 전반을 챙겨야 할 위치로 새로운 직책에 대한 기대감과 부담감이 상존한다. 앞으로 도민께서 불편함이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무엇보다 고향 충남을 위해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고 고향 충남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선배들이 열심히 일하다가 퇴장한 자리에서 후배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저도 일하다가 나갈 때가 있을 것이니, 이렇게 충남의 역사가 만들어져가는 것 같다. 도정의 지휘부의 한 사람이 되니 더욱 부담스럽다. 안살림, 행정은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기대가 너무 커서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에 비해 격차가 걱정된다. 그 차이를 잘 메꿀 실·국장과 서로 뜻을 잘 맞춰 하면 잘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충남도와 중앙부처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예산을 확보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국가정책 반영 등 충남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 기획조정실장으로서 도 내부에 있을 때와 외부, 즉 행정자치부에서 본 충남도정의 차이가 있다면.

도 내부에서는 충남도정의 진면목을 잘 볼 수 없었는데 밖에 나가서 보니 잘 나가는 점과 못 나가는 점이 확연하게 눈에 들어왔다. 충남도가 열심히 잘하고 있는 부분은 특히 정부3.0 가운데 재정정보공개시스템 등 행정혁신이다. 지난 4~5년간 추진해온 부분이 상당히 앞서가고 있지만 우리는 잘 모른다. 행자부가 오히려 구태의연한 부분이 있다. 한편 충청도의 기질 가운데 적극적으로 쟁취하는 부분이 약한 게 사실이다. 행정을 하는 데도 나타난다. 부산이나 경남지역은 지역에 유리한 행사나 정책, 사업에 적극적으로 매달려 따내지만 충남은 ‘찔러봐서 주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다’는 식의 습성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 늘 아쉽다.

- 충남형 행정혁신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연구와 제안이 정부3.0을 대표하고 국가 미래 정책으로 적용된 부분에 대해 설명한다면.

충남도는 2010년 민선5기부터 ‘행복한 변화, 새로운 충남’을 비전으로 정하고 3대 혁신을 통해 ‘도민행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2013년 6월 중앙정부의 정부혁신 브랜드인 정부3.0의 비전으로 ‘국민행복’을 선포했다. ‘행복’이라는 정부3.0 비전은 우리 도에서 3년 전에 이미 제시한 것이었다. 또 2013년 세입·세출 내역 공개를 시작했으며 2014년부터 지출건별 영수인·계약방법까지 공개, 모든 재정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상시재정 감시를 통해 재정지출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향상하고 충남도 모델을 기반으로 국가재정법(2014년 12월)과 지방재정법(2015년 5월)을 개정해 중앙행정기관(2015년 7월부터)과 지방자치단체(2015년 11월부터)의 재정정보 전면 공개를 시작했다. 여기서 지방재정법 개정은 세입·세출 운영 현황 인터넷 공개 의무화를 실현한 것을 말한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권 도전으로 인한 도정 공백 우려가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한 대책은.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도정현안 점검, 유관기관과의 상생협력 등 차분하고 성실하게 도정을 살피고 있다. 도정공백 등 도정에 소홀함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선5기 이후 대화와 소통의 도정운영 시스템이 정착돼 큰 우려는 하지 않지만, 대선 등 여건 변화로 도정공백이 우려될 때는 그동안 공직 경험을 살려 도지사의 빈자리를 채워 나갈 것이다.

지사님이 외부활동을 좀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저뿐 아니라 실·국장도 마찬가지다. 지사님이 잘되는 것이 충남도가 잘되는 길이라 생각하고 내부직원과의 소통은 물론 언론과의 소통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도정현안은.

실국별 업무보고를 마무리하고 취임식 이후 다음 날부터 실국별 주요현안 중심으로 업무보고를 받고 도정현안 파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현장방문 등 도정현안 해결을 위해 발로 뛸 생각이다. 시급한 도정현안으로는 고병원성 AI 차단방역, 당진·평택항 도계분쟁 문제, 신평·내항 간 진입도로 개설, 내포신도시 주변 축산악취 등이다.

고병원성 AI 차단방역은 현재 우리 도에 17건이 발생(확진 12, 검사중 5)했으며 지난 11월 23일 경계단계로 격상했다. 차단방역 강화 등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당진·평택항 도계분쟁 문제는 지난해 5월 행자부장관 매립지 분할귀속 결정에 따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신평·내항 간 진입도로 개설은 지난 12월 6일 기재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을 선정하고 첫걸음을 내딛고 앞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분석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내포신도시 주변 축산악취 문제는 노후 축산시설 이전과 폐업보상 등 축산악취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도정현안뿐 아니라 도민의 복지와 문화향유를 위한 지원 대책 등 도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꼼꼼히 챙길 계획이다.

- 충남의 미래 발전을 위한 가치관이나 생각은. 충남 논산이 고향인 안 지사와 부여가 고향인 남 행정부지사가 ‘충청도의 느림의 미학’이란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공무원이 긴급한 현안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보니 중요한 일을 놓칠 수 있는데 민원이 올라오면 당장 해결하고 신도시를 잘 만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충남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인프라를 잘 갖추는 등 지금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저는 기본적으로 일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일을 위해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람이 더 기분 좋게 잘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다. 특히 이 부분에서 안희정 지사님과 가치관이 같다. 안 지사님은 ‘사람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자’는 게 모토다. 일이나 돈이 먼저가 아니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특히 충청도의 기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행태를 키워가면서도 너무 빨라서 탈이 되거나 일을 그르치게 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공무원은 추진력이 없으면 되는 일이 없다. 한 자락 깔면 어렵지만 서로 진정성을 가지게 되면 통하는 것 같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이다.

- ‘내포신도시 개발이 더디다, 또는 예산과의 불균형 발전’이란 지적에 대해선.

지난 2012년도 내포에 처음 와서 12월 말 홍성에 방을 얻었다. 눈이 많이 와서 출근버스가 끊겨 발을 동동 구르던 때가 기억난다. 그때 그 황량한 신도시에 건물은 없고 눈만 가득 덮인 모습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직원들이 많이 느낀다.

우리보다 5년 앞선 전남 무악 신도시를 보아도 신도시 개발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곳은 10년이 넘어 거의 건물이 들어찼다. 우리도 5년 후면 그 이상 더 발전할 것이다. 무리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가 필요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 11월 투자유치 보조금 제도를 만들었다. 도청이전본부에서 병원, 학교, 대학부지 매입비와 건축비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투자유치팀은 그것을 무기 삼아 활동할 수 있다. 예산 개발은 상대적이다. 예산지역민의 불만을 이해하고 해소시켜 주도록 하겠다. 눈에 보이게 뭔가를 만들어가고 이전해 오는 사람과 사업을 유치하겠다.

- 국정 혼란 가운데 공무원에게 당부의 말.

지금은 국정이 어려운 시기이다. 먼저 국정혼란과 관련해 도민들께서 걱정하며 불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도에서는 시군과 긴밀한 협조 등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도민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도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 모든 공직자는 직업공무원으로서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도민의 일상적인 삶에 불편함이 없고 지역발전에도 차질이 없도록 도정운영에 매진할 것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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