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지역을 맡아 시내버스를 안내하게 될 실버박사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강수경 기자] 2008년 12월 대전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한 이후 항의와 반발로 진통을 앓은 대전시가 가장 불편이 컸던 노인층을 위해 ‘실버박사’ 정책을 시행한다.

시는 22일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시내버스 노선 안내 실버박사’로 302명을 위촉했다.  이는 시내버스 노선이 변경된 지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56년 만에 개편됨에 따라  환승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아직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버박사’들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올해 12월 31일까지 안내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비스 장소는 주로 경로당과 시내버스 환승지다.  참석자들은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 위촉장을 받은 실버박사 박정규(왼쪽) 씨가 포즈를 취해달라는 말에 기합이 들어간 표정으로 차렷 자세를 취했다. 조병숙(오른쪽) 씨 또한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실버박사로 위촉된 대덕구노인회지회 조병숙(69, 여, 대덕구 평촌동) 씨는 “버스노선이 바뀌고 난 다음 무척이나 불편했다. 평촌동을 지나는 버스가 2대에서 1대로 줄어들었고 대전역 앞으로 지나갔던 많은 버스들이 노선을 우회하는 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불편함을 느낀 조 씨는 시청과 버스회사에 항의도 많이 했다. 그는 “아직도 주변의 노인 중에는 시내버스 노선을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버스회사나 시에서 모두가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정을 했다고 하니 이제는 아는 사람이 알려주면서 함께 협조해야 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실버박사로 위촉된 유성구노인회지회 박정규(78, 남, 유성구 방동 1통) 씨는 자신이 여러 번 환승하며 겪어 알게 된 노선을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어 했다.

그는 “시내버스 노선이 바뀐 이후 자운동까지 지나가던 162번이 없어져 자주 다니는 유성복지관까지 가려면 버스를 세 번이나 타야 했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이렇다 보니 버스를 타고 다니며 내가 알게 된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때 알려주기도 했다. 이번 기회에 잘 배워 경로당, 시내버스 정류장 등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위촉된 실버박사는 효과적인 시내버스 노선 안내를 위해 ▲거주지 주변 정류장 버스노선 ▲주변 시내버스 노선들의 세부 운행경로 ▲주요 목적지별 경유노선과 거주지 주변노선의 연계 ▲노선책자와 함께 노선도안내도 등을 숙지해야 한다.

구별로는 동구 60명, 중구 60명, 서구 73명, 유성구 59명, 대덕구 50명이며 300여 곳의 경로당 별 1명씩 활동한다.

대전시는 실버박사를 통해 시내버스 이용 편의가 증진돼 시내버스 운영 성과가 좋아진다면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 시내버스 안내 실버박사로 위촉된 300여 명의 노인이 대전시청 강당에 모여 시내버스 안내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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