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근 화가의 ‘굴비’. (제공: 아트브릿지)

16~31일 아르코 소극장 공연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어렵고 고단한 시절을 힘겹게 살다간 대표적인 서민화가였던 박수근. 1914년 강원도 양구의 한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회백색의 화강암과 같은 독특한 마티에르와 단순한 검은 선의 기법으로 가난하고 소박한 서민들의 생활상을 화폭에 담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했지만 화폭에 가난한 사람들의 어진 마음과 진실한 삶의 내면을 오롯이 담아내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서양의 화풍을 답습하던 당시 화강암을 연상하게 하는 기법으로 한국 화단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박 화가는 독창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다간 그는 사후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인정받았고,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 작가 가운데 가장 높은 경매가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에 ‘빨래터’ ‘나무와 두 여인’ ‘아기 업은 소녀’ ‘굴비’ ‘노상’ ‘농악’ ‘창신동의 집’ 등이 있다.

‘한국의 밀레’ ‘서민화가’라 불리는 화가 박수근의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201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극 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지원 가족극 분야 선정작 ‘쪽마루 아틀리에’가 16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박수근 화가가 겪어야 했던 실제 사건과 작가적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연극이다.

박수근 화가는 동시대의 화가 이중섭만큼이나 유명하지는 않지만, 광란의 우리 현대사 속에서도 집요하리만큼 묵묵하게 자신의 예술세계를 완성했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그림을 꾸준히 그렸다.

또 박수근 화가는 소설가 박완서의 ‘나목’의 모델이 된 인물로도 유명하다. 미군 PX에서 초상화를 그렸지만,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의 무게를 경건하게 짊어진 예술가이기도 했기에 그의 그림 ‘나목’은 박수근 자신을 그린 것이기도 하다.

변변한 화실조차 없던 그는 창신동 자신의 집 쪽마루를 아틀리에 삼아 가난한 이웃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많이 그렸는데, 그 그림들이 마치 화강암에 그림을 그린 듯하여, 당시 한국에 있던 미국인들이 그의 그림을 많이 구매했다.

삶의 고통 앞에서도 가족애와 예술혼으로 힘든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고단한 삶은 살아가고 있는 그 시대의 인물들을 한국적이면서 따듯하게 그려낸 그의 삶을, 그리고 그의 가족에 대한 사랑을, 그의 삶과 그림을 ‘쪽마루 아틀리에’가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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