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친러시아 인사인 엑손 모빌의 렉스 틸러슨 CEO를 차기 미 국무장관으로 선정해 중국과 동유럽을 흔들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당선자를 우리 대통령이나 정부 각료가 당장이라도 만나야 할 상황이지만 집안 단속도 안 되다 보니 소극적 접촉만 하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그 틈에 진주만을 방문하는 등 얍삽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과 아베 총리의 행보에 적잖이 불편해 보인다. 이러다 혹여 중국이 북한을 챙기면서 미국과 대치상황을 만들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고 안으로는 분당 위기에 있는 여당, 권력 욕심에 개헌을 대통령 선거 전후 언제 할지를 두고 논란을 빚는 야당 등 정치권 행보엔 한숨만 나오고 설상가상 경제지표는 안팎으로 부정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5일(한국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예고된 수순이라 국제시장도 국내시장도 크게 요동치지는 않았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미 금리인상 여파로 우리나라도 대출금리를 올리면 버틸 체력이 없는 취약계층이 문제다. 고령층·영세자영업자·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013∼2015년 3년간 연평균 8.2% 증가했으나 올해는 13%대로 뛰었다. 대부분 생계를 위한 생활자금 대출이었다. 이러다 주택가격 하락과 금리인상이 동시에 이뤄지기라도 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청년실업률은 지난 11월 말 기준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실직으로 제조업 취업자수도 2개월 연속 10만명대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탄핵정국에 대기업도 움츠린 데다, 내년도 경제성장률도 2%라는 역대 최저치로 전망된 만큼 고용빙하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치·경제 분야는 물론 사회분위기까지 꽁꽁 얼어붙은 대한민국의 현실이 총체적 난국이며 위기라는 것을 국민을 대신해 나라를 이끌고 있는 정치인들은 얼마나 실감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전 美 대통령은 “시대가 어려우면, 그 시대를 빛낼 영웅이 나오고, 그의 행동이 역사의 한 장을 기록한다”고 했다. 정말 개인의 영달이나 권력에 눈멀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보고 해결책을 제시할 영웅이 절실하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