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역업체 직원이 AI 확산을 막는 살처분·매몰 현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계란 수급 차질, 가격도 인상
초고속 확산에 매몰인력 부족
정부, 매일 AI 방역상황 점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도살 처분된 가금류 수가 15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단 기간 내 최대 피해를 기록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확진 및 예방 차원에서 도살 처분된 가금류는 1140만 1000마리로 집계됐으며, 농가 31곳의 403만 8000마리가 추가 도살 처분될 예정이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군과 충북 음성군 가금류 농장에서 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 28일 만에 총 1543만 9000마리가 도살 처분되면서, AI 피해가 가장 컸던 지난 2014년 195일 동안 1396만 마리의 도살 처분 기록을 넘어섰다. 

특히 도살 처분된 산란계(알 낳는 닭) 수는 817만 9000마리로 전체 사육 수의 11.7%에 해당한다. 산란계의 10% 이상이 도살되면서 계란 수급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계란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이날부터 대형마트들은 지난주에 이어 계란 가격을 4~5% 다시 인상했으며 계란 공급량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란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산란계 농장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24시간 내 살처분’이라는 감염 가금류 처리 원칙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최초 발생 한 달여 만에 AI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도살 처분 용역업체의 인력 동원이 한계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도살 처분 대상이 되는 1개 농장에 15∼20명의 인부가 투입돼 작업을 진행하지만, AI의 급속한 확산과 도살 처분 개체수의 증가로 투입 인력이 1개 농장에 5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도살 처분 작업을 24시간 이내에 끝내지 못한 채 2∼3일씩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마릿수가 많은 경우 5일까지 걸린다.

충북 음성군은 도살 처분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원자를 모집해 지난 13일 지원자 8명을 도살 처분 현장에 투입했다. 그러나 도살 처분 현장에서 복귀한 뒤 오랜 기간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인해 추가 모집은 계획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축농가에 대한 방역과 도살 처분 조치를 강화하는 등 대책에 나서고 있으나 H5N6형 AI 바이러스의 독성이 강한 데다 전파가 빨라 피해 차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AI 관계부처 차관 및 시도 부단체장 회의를 매일 개최해 AI 방역상황을 일일 점검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관계부처 및 지자체로부터 상황보고를 받고 AI 방역상황을 일일 점검하면서 철새의 예찰 및 인력 동원 등과 관련해 관계부처의 협력을 강화하고, 검사결과를 지자체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후속조치를 체계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방역대별 모든 통과도로에 모든 시·군의 주요 도로에 통제초소 설치와 거점 축산관련차량 소독장소 설치하고, 방역대책본부 설치·운영시 참여부서를 축산부서에 한정하지 않고 관련부서를 모두 포함해 업무를 분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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