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7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된 가운데 10일 오전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서울 광화문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박 대통령 퇴진 반대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퇴진행동 “즉각 퇴진같은 파면결정 호소”
헌재, 경찰에 집회 질서유지 요청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작은 촛불 하나 켜보면 달라지는 게 너무나도 많아.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던 내 주위엔 또 다른 초 하나가 놓여져 있었기에 불을 밝히니 촛불이 두 개가 되고 그 불빛으로 다른 초를 또 찾고 세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어둠은 사라져가고.”

그룹 god ‘촛불하나’ 노래 가사 일부다. 노래가 현실이 된 셈이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첫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후 광화문광장으로 장소를 옮긴 2차 촛불집회에는 20만명, 3차 100만명, 4차 100만명, 5차 190만명(지방 40만명), 6차 232만명(지방 62만명), 7차 104만명(지방 24만명)으로 급증했다.

지난 10일 7차 촛불집회는 이전 6차까지의 집회와는 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해 왔던 시민들이 지난 9일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이를 자축하며 승리와 기쁨을 촛불에 담았다.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광화문 촛불이 헌법재판소로 옮겨 붙고 있다. 헌재가 탄핵 결정을 마무리할 때까지 촛불집회는 계속될 양상이다.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이 이뤄지도록 탄핵을 심판하는 헌재를 압박할 다양한 계획을 구상 중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매일 소규모 집회를 열어 청운동으로 행진하고 주말 집회는 12월 말까지 대규모 집회로 열 예정”이라며 “이제 삼청동 방향으로 행진할 때 헌재까지 행진해 즉각 퇴진에 맞먹는 신속한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을 호소하고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 앞 촛불집회는 오는 17일 주말부터는 정례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이 헌재 앞에서 맞불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대규모 집회 참가 인력이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집회를 마친 박사모 회원들과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 곳곳에서 충돌했다. 헌재 앞에는 광장 같은 넓은 공간이 없으므로 물리적 접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측의 집회와 행진이 주로 이뤄졌던 광화문 광장이나 청계광장, 종로와는 달리 헌재 앞은 왕복 4차로에 불과하다. 박사모는 14일 오후 100여명 규모의 탄핵 반대 집회를 예고했다.

박사모는 “촛불집회 세력이 헌재 앞까지 진출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며 “헌재에 박 대통령 탄핵안 기각을 요구하는 집회를 14일부터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헌재 앞이 이토록 뜨거운 이유는 헌재 재판관들이 박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할 ‘키’를 잡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자 헌재는 빠르게 탄핵 심리 절차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헌재는 소추위원과 박 대통령 양측의 의견을 듣고 다음 주 내에 준비기일을 지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 주 안으로 박 대통령 탄핵심판 1회 준비기일이 열릴 수도 있게 됐다. 아울러 헌재는 이날 중 재판의 원활하고 공정한 진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경찰청에 집회질서 유지를 요청하기로 했다.

헌재는 14일 오전에도 재판관회의를 열고 탄핵심판 진행을 논의했다. 재판관회의는 지난 12일부터 사흘째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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