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주자 정의화-이병석, 유보론 설전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일각에서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 유보론은 현재 당내 다수 의견은 아니지만 6인 중진협의체가 이달 말까지 세종시 해법을 내놓지 못할 경우 향후 세종시 유보론이 `출구 전략'의 하나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정의화 최고위원은 2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종시 유보론의 현실화 가능성을 공개 언급하면서 불을 지폈다.

정 최고위원은 "중진협의체가 시점을 정해놓고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지방선거라는 정치이벤트가 있어 선거 이후로 (세종시 논의가) 넘어갈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이 언급한 유보론은 중진협의체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양측을 만족시킬 `묘책'을 내놓기가 힘들고, 지방선거 이전에 충청여론이 수정안 찬성으로 급반전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종시 논란에 대한 국민 피로도가 큰 상황에서 세종시 당론변경 및 국민투표 여부 등을 놓고 친이.친박 집안싸움이 재연되면 지방선거에 전혀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한 당직자는 "여론이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선거 이전에 세종시 문제를 굳이 종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당지도부 다수와 친이계는 정 최고위원의 세종시 유보론을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세종시 문제를 이달말 또는 4월초에는 종결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중진협의체가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수정안 당론 표결 절차를 통해서라도 세종시 문제를 마무리하는 게 오히려 지방선거에서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은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방선거 이전에 세종시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고, 중진협의체가 3월말까지 결론내야 한다"며 "중진협의체가 결론을 내지 못하면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의총에서 표결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가부를 떠나 국민은 당이 세종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지켜보고 있다"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세종시 문제를 결론내야 한다"고 밝혔다.

중진협의체 소속 이병석 의원은 "당.정.청이 한 목소리로 중진협의체의 결론 도출을 희망하는 상황에서 최고위원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라며 "세종시 중진협의체가 정해진 시한 내에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정 최고위원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친이계 일각에서도 중진협의체가 세종시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고, 수정안 당론 변경도 여의치 않을 경우 유보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한 의원은 "중진협의체 결론도출, 수정안 당론 채택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세종시가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여론이 확산되면 유보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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