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전 전남 나주시 금천면 나주대교 24시간 방역초소에서 출입 차량에 대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남 살처분 누적 12만 마리

[천지일보 나주=김태건 기자]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의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의 오리 산지인 전남 나주시가 AI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나주시 축산과 하명수 주무관은 9일 기자와 만나 “지난 7일 폐사 신고가 접수된 동강면 종오리 농가에서 사육하던 오리 1만 6000여 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어제 마무리됐다”고 했다.

나주시에서는 지난달 28일 나주 공산면에서 처음으로 AI가 검출돼 예방적 차원에서 오리 2만 5000여 마리 살처분이 이뤄진 뒤 10여일 만에 두 번째 살처분이 진행됐다.

하 주무관은 AI에 대한 관할 가금농가 상황에 대해 “AI 검출 이전 진행했던 농가별 순회 방역은 하지 않는다”며 “농가가 외부인 출입을 일절 꺼리고 있고 축산과 관계자가 방문하려 해도 ‘뭘 원하느냐’면서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순회 방역 대신 가금농가가 방역을 전담하고 축산과에서 점검하는 중”이라고 했다.

또 AI가 검출된 농가 반경 10㎞ 내에서 오리입식을 금지하고 있고 닭에 대해서는 반경 3㎞ 안에서 입식이 안 된다. 가금농가 출입차량에 대해서는 24시간 방역초소를 반드시 경유해 소독하고 출입증을 발부받도록 조치 중이다.

이날 나주 금천면 나주대교 방역초소 근무자는 “여전히 하루 24시간 3교대로 2명씩 근무하고 있고 꾸준히 하루 40대 정도 차량이 출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걱정되는 게 하나 있다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차량 방역틀에 뚫린 구멍이 얼어 소독약이 분사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현재는 가끔이라 냉온수기 물로 녹이고 있지만 더 추워지면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금천면의 60대 주민은 “AI 때문에 닭·오리 키우는 사람들이 ‘노이로제 걸릴 것 같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한다”면서 “최근 뉴스에는 철새가 AI를 옮긴다고 하는데 대책이 있겠냐”며 걱정했다.

하 주무관도 이에 대해 “날아다니는 철새를 어떻게 할 수가 없는데 그 부분이 제일 걱정”이라며 “최선을 다하면서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한편 전국에서 고병원성 AI로 살처분된 가금류가 900만 마리에 육박했다. 전남지역은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지 20여일, 그동안 전남에서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12만 마리에 이르고 이에 따른 보상액도 1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날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16일 해남군 산이면을 시작으로 18일 무안, 28일 나주, 지난 1일 장성 등 농장 4곳에서 고병원성 AI가 연이어 발생했다. 또 강진과 해남에서 죽은 채 발견된 야생조류 4건 다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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