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시험실에서 수험생이 시험지 배부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017 수능은 변별력을 확보한 시험이었다.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이 기대와 달리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이 확보됐다. 특히 인문계열, 자연계열 모두 수학 영역이 변별력 있게 출제되면서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상위권 대학의 경우 여전히 수학 영역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연계생들에게 어려웠던 국어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정시는 총점으로 가는 것이니 누가 뭐래도 총점이 중요하다. 원점수에 실망한 수험생이라도 성적 발표 이후부터는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정시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영역별 점수를 꼼꼼히 따지고, 적성과 진로를 고려하여 나만의 합격 로드맵을 그려보자.

1단계-내 성적 위치를 다각도로 분석하자

성적표를 받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성적이 전국에서 어느 위치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수능 성적표에는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만 표기된다. 자신의 성적을 다각도로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지원 전략을 효율적으로 세울 수 있다.

또한 수십, 수백 가지 방법으로 수능을 활용하고 있는 각 대학들의 전형 방법 중 나에게 유리한 전형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대학별 환산 점수로 변환한 후 지원 가능한 대학을 찾아 목록을 만들어 두는 작업이 필요하다. 대학 환산 점수로 대입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나에게 유리한 수능 활용지표, 반영 영역 조합 등을 체크해 두는 것은 정시 지원 전략 수립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2단계-나만의 입시 포트폴리오를 만들자

정시 모집은 모두가 수능 성적을 받아든 상태에서 지원하는 선시험 후지원 형태이고, 가/나/다 군별로 1회씩 총 3회까지만 지원할 수 있다. 이 3번의 기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나만의 입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정시의 합격은 수능 성적 순서만으로 예측할 수 없다. 마지막 지원 기회라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안정이나 하향 지원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와 함께 학과보다는 대학을 선택하는 경향도 강해 전통적인 학과 서열이 무너지고, 하위권 학과에서 높은 합격선과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하며, 성적권대별로 중복 합격자들의 모집 군별 연쇄 이동현상이 생기는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

입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과 우선인지, 대학 우선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원하는 진로 계획이 있던 학생이라도 일단 수능 이후에는 처음에 생각했던 희망 학과나 적성 등을 고려하기보다는 점수에 맞춰서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점수에 맞춰서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일단 합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 진학 후 선택한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재수나 반수를 준비하는 학생도 많은 것을 볼 때 본인의 적성을 고려한 대학과 학과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학과에 상관없이 목표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은 희망 대학의 비인기학과, 경쟁률과 합격선이 낮은 학과를 선택해 군별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학과와 대학 중 우선순위 원칙이 세워지면, 군별로 3~4개 목표 대학을 정해 관련 입시 정보를 상세히 기록한다. 이때. 모집 인원은 처음 정시 계획 인원은 물론 수시 이월 인원을 확인해 최종 인원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3개년 정도의 경쟁률을 취합해 매년 어떤 경쟁률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서 인문계열의 경우, 제2외국어로 사회탐구를 대체하는 대학의 전년도 합격선에 제2외국어는 포함이 안된 점수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발표된 점수가 실제보다는 낮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3단계-입시 변수를 수시로 체크하자

정시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능 성적이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합불을 가를 수도 있다. 이러한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수를 끊임없이 체크해 나가는 것이다.

작년부터 동일 모집단위의 분할 모집이 금지되면서 모집 군별로 학과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의 모집 군뿐 아니라 비슷한 수준의 타 대학 선발 모집 군도 함께 체크하여야 한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서 작년과 요강이 달라진 일부 대학들에서는 이것이 변수가 된다. 반영과목이나 반영비율 등이 달라진 대학들이 있다.

또한 상위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많은 인원이 수시 모집에서 정시 모집으로 이월되기 때문에 최종 정시 모집 인원은 최초 발표 인원과 달라지며, 최초 정시 전형계획에서는 모집 인원을 선발하지 않았던 학과에서 정시 모집 인원을 새롭게 선발하기도 한다. 대학별, 학과별로 수시에서 정시 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의 편차가 심하고 이월되는 인원에 따라 경쟁률 및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최종 모집 인원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지원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자.

4단계-최종 지원 원칙을 세워 원서접수를 마무리 하자

자신의 포트폴리오와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정시 입시 전략의 90%가 완성됐다면 마지막 10%는 최종 군별 원서접수에 있다.

최종 원서접수 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지원 원칙을 정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에 군별로 안정/소신/상향 등을 구분해 정리했다면 ‘무조건 올해 꼭 합격’ ‘재수도 고려’ ‘재수 각오, 무조건 희망 대학/학과 지원’ 등 본인의 지원 성향을 확실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지원 성향에 따라 3가지 군에 안정/소신/상향을 적절히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수는 고려하지 않으며 올해 꼭 대학에 가야 하는 학생이라면 안정 지원을 중심으로, 재수도 어느 정도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1~2개의 군에서는 안정 지원을 한 개의 군에서는 소신 지원 전략으로 지원 대학을 선택하자. 재수까지 각오하더라도 꼭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이라면 소신과 상향 지원을 중심으로 가/나/다군 지원 대학을 선택하자. 또한 성적 분석을 통한 정확한 내 위치 파악, 모의 지원을 통한 지원 경향 분석, 실시간 경쟁률 확인 등을 종합해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 하도록 한다.

마지막 정시는 원서 접수 마감 시간에 맞춰 눈치 작전은 심해진다. 철저한 지원 전략을 세우고 본인의 지원 성향에 맞게 군별 지원 대학을 결정하였다면, 지나친 눈치 작전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원 대학의 실시간 경쟁률을 살피면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끝까지 체크하되, 각 대학별로 원서 접수 마감 시간이 다르므로, 마감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자.

(제공: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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