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마당에서 방화범 백모(48, 경기 수원)씨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박정희 대통령 찬양’ 40대 남성, 범행 자백
시너1ℓ에 박정희·육영수 영정 있는 추모관 전소
경찰 “방화범, 2년 전 노태우 생가에도 불 질러”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1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前)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지른 용의자 백모(48, 경기 수원)씨가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이같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이날 오후 3시 15분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에 들어가 박 전 대통령 영정에 1ℓ가량의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백씨는 “박 대통령이 하야하든지, 하야를 안 할 거면 자결을 하든지 해야 하는데 둘 중의 하나를 안 해서 방화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불은 생가 관리자가 1차로 껐고,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불은 화재 발생 10여분 만에 진압됐지만 박정희·육영수 영정 등 추모관이 전소했고, 추모관 옆 초가 지붕은 일부 탔다.

▲ 불타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 (출처: 연합뉴스)
▲ 1일 오후 3시 15분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불이 나 박 전 대통령 영정이 있는 추모관이 모두 탔다. 또 추모관 옆 초가지붕도 일부 탔다. (출처: 연합뉴스)

백씨는 범행 이후 100m가량 내려가다가 주차장에서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에게 검거됐다. 연행돼 조사를 받은 백씨는 2012년 대구에서도 노태우 전(前)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질러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찰은 화재 직후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근혜는 자결하라. 아버지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라는 글이 쓰인 방명록도 확보했다. 백씨는 해당 글이 “자기가 쓴 것이 맞다”고 경찰에게 실토했다.

이 밖에 백씨는 “현재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고 오전 9시에 수원에서 기차를 타고 낮 12시쯤 구미에 도착했다”고 진술했다. 백씨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는 대부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글이 다수 게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백씨를 상대로 방화 이유 등을 조사한 뒤 건조물방화로 백씨를 입건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 생가는 경상북도 기념물 제86호로 지정돼 있으며, 생가 터 753.7㎡(228평)에는 생가, 안채, 분향소, 관리사 등 건물 4채가 있다.

한편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 화재 피해 현장을 전격 방문한 날이다. 대구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서는 새벽 2시께 대형 불이 나 시장 건물이 다수 무너지고 소방관 2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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