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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 정치이야기] 이덕보원(以德報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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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20: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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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위인포(魏仁浦, 911~969)는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모친과 6개월이 되지 않은 동생만 남았다. 모친이 가족들의 삶을 짊어졌다. 겨울옷이 없어서 추위에 떨면서 공부에 전념했다. 경륜을 갖춘 청년으로 성장한 그는 도도한 의견으로 시사를 품평하여 명성을 얻었다. 위인포는 모친과 작별하고 낙양으로 가는 도중에 상의를 벗어 강에 던지며 성공하지 않으면 다시 이 강을 건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당(唐)이 망하고 오대십국시대가 열리기 시작하던 혼란기였다. 후진(後晋) 말기에 추밀원의 하급관리가 됐다. 후진은 내란과 거란의 침입으로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했다. 거란군이 출제와 태후를 잡아갔다. 947년, 유지원(劉知遠)이 후한을 세웠다. 위인포는 거란과 대치하던 전선에 있었다. 대장 곽위(郭威)가 거란의 상황에 대해 묻자 위인포는 상세히 설명하여 호감을 얻었다. 이듬해 유지원이 죽고 은제 유승우(劉承祐)가 계위했다. 군부를 장악한 곽위가 거란의 침입을 막으러 가면서 향후의 대책에 대해 물었다. 위인포는 재물을 풀어 인심을 얻으라고 충고했다. 곽위는 그의 계책에 따라 쿠데타를 일으켜 후주(後周)를 건국했다.

곽위는 난세의 명군이었다. 위인포는 추밀원부승지로 승진하여 심복이 됐다. 곽위는 군대의 시찰을 중시했다. 어느 날 기상이 악화되자 출정한 군사들이 걱정돼 위인포에게 상황을 물었다. 위인포는 각 주둔지의 상황과 지휘관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자세히 설명했다. 곽위는 깜짝 놀랐다. 과로로 죽음을 앞둔 곽위는 양자 시영(柴榮)에게 후사를 맡기면서 이인포를 중용하라고 당부했다. 세종 시영도 곽위에 못지않은 영걸이었다. 시영이 위인포를 재상으로 임명하자 모두 과거출신이 아니라고 반대했다. 세종은 옛날의 재상은 과거출신이었냐고 되물었다. 세종은 성격이 급했다. 작은 잘못에도 불같이 화를 내자 위인포가 대신 사죄하고 용서를 빌었다. 세종도 과로로 쓰러졌다. 6세인 시종훈이 즉위했지만 사람들은 천하에 주인이 없다고 떠들었다. 960년, 신년하례식을 거행할 때 거란이 북한과 연합하여 침입했다는 급보가 도착했다. 조광윤(趙匡胤)의 계략이었다. 병권을 장악한 조광윤은 진교역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개봉으로 회군했다. 위인포는 반항했지만 곧바로 진압됐다. 조광윤이 회유했지만 위인포는 병에 걸려 죽기 전까지 곽위와 시영을 잊지 못하고 나라를 지키기 못한 것을 자책하다가 객사했다. 향년 59세였다.

맑고 소박했으며 넉넉한 마음을 지녔던 위인포는 뛰어난 언변과 지모까지 겸비했다. 난세에 살면서도 일편단심으로 자기를 알아준 주군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만년에는 나라를 지키지 못한 자책감으로 고독하고 적막하게 지냈다. 당대의 사람들은 그를 ‘적막한 위인포’라고 불렀다. 후한 은제의 총신 고연휘(賈延徽)는 위인포의 이웃에 살았다. 위인포의 집이 명당이라는 소문을 듣고 욕심이 나서 모함했다. 위인포는 죽음의 위기까지 몰렸다. 후한이 망하자 고연휘는 체포됐다. 위인포는 위기에 빠진 사람에게 보복할 수 없다고 풀어주었다. 산서는 지염(池鹽)의 산지였다. 정원소(鄭元昭)는 소금을 관리하면서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 나중에 위인포의 장인 이온옥(李溫玉)과 교대했다. 둘 사이에 갈등이 벌어졌다. 이 시기에 위인포는 추밀원에 근무했다. 정원소는 이수정의 난에 관련됐다고 이은옥을 체포했다. 위인포도 연루됐지만 실정을 알고 있던 추밀원에서 불문에 붙였다. 나중에 추밀원 승지로 승진한 위인포가 정원소를 경사로 불렀다. 정원소는 겁을 먹었지만 위인포가 곽위에게 추천하여 오히려 승진시켰다. 정원소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들지 못했다. 곽위와 시영이 위인포를 중용한 것은 난세에 보기 드문 덕으로 원한을 갚는 이인표의 관용 때문이었다. 각박한 세상이다. 따뜻한 마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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