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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요모조모] 김기춘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검찰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6.12.01 20: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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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김기춘은 유신헌법 제정에 깊숙이 참여했고 유신정권에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직을 수행한 철권통치의 주역이다. 공작정치하면 김기춘이 떠오를 만큼 악명을 떨쳤다. 그는 박정희에서 박근혜로 대를 이어 권력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그가 법무부장관으로 있을 때 ‘김기설 유서 대필사건’이 조작됐고 공안정국의 광풍이 몰아쳤다. 강기훈은 1991년 김기설의 유서를 대필했다는 누명을 쓰고 구속되어 3년의 형을 살았다. 사건 후 18년이 지난 2009년에야 재심이 개시됐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다. 지금도 암투병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김기춘은 사과하지 않았다. 1992년엔 대선을 앞두고 초원복국집에 모여 부정선거를 모의,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10만 달러라는 액수가 적힌 성완종 메모에 유일하게 날짜까지 특정된 인물이지만 수사조차 받지 않았다.  

김기춘은 2007년에 박근혜 후보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고 2013년에 비서실장을 맡는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직후 ‘대통령 7시간’이 문제 되기 시작했을 때 당일 대통령이 어디에 있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날 출근했느냐고 야당의원이 묻자 대통령은 ‘일어나면 출근이고 자면 퇴근’이라는 세계사에 길이 남을 만한 유명한 말을 남겼다.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행적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는가? 더욱이 대재난의 비상사태가 발생했는데 말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거야말로 최악의 직무유기다. 수백명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비서실장이 대통령 행적도 모른다면 무엇 하러 그 자리에 앉아 있었던가. 

최근 김기춘이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행적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고인이 된 김영한 민정수석의 수첩에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알려고 하지 말라’는 취지의 메모가 적혔다. 이건 무엇을 말하는가. 김기춘이 모든 걸 알고 있으면서 진실이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해 공작을 했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전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에서 국민을 속인 것이 되고 위증죄를 범한 것이 된다. 

지난달 초 김기춘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연관되지 않았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자신은 최순실을 “알지 못하고 만난 일도, 통화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차은택 변호인은 차은택이 최순실의 지시로 청와대에서 김기춘을 만났다고 밝혔다. 만난 것 자체는 김기춘도 인정했다. 차은택을 만난 걸 볼 때 김기춘이 어떤 형태로든 최순실과 연결선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차은택씨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선임되기 전에 그를 김 전 실장에게 소개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한다. 차은택을 등에 업고 문화계를 쑥대밭으로 만든 전 문체부 김종 차관은 검찰 진술에서 “김 전 실장의 소개로 최씨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다. 

양파처럼 계속해서 드러나는 증언들을 볼 때 김기춘이 최순실을 몰랐다고 말한 것은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과 피보다 진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최순실이 국정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는데도 비서실장이 사실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는 고백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심각한 직무유기다. 이렇게 하라고 국민이 비서실장 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퍼준 게 아니다. 정윤회 문건 파동 때 우병우-김수남 핫라인을 통해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윤회 문건 사건 때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어 시시비비를 가리고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을 조기에 종결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수첩을 보면 언론을 공작의 대상으로 보는 그의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비판언론은 통제하고 순응하는 언론은 당근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언론을 장악하려고 했다. 그는 ‘정윤회 문건 사건’을 보도한 ‘세계일보 공격’을 지시했다. 여론이 두려워 포기하긴 했지만 세계일보 압수수색까지 기도하고 사장을 해임시키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고 세계일보 모체인 통일교 재단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받게 만들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묵인하고 세월호 당일 직무유기, 언론사 외압과 인사개입 의혹만으로도 몇 번은 구속됐어야 할 인물이 김기춘이다. 그런데 검찰은 박 대통령 측근들이 줄줄이 감옥행을 하는데도 김기춘을 구속하지 않고 증거 인멸할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지난달 30일 국회 국정조사 자리에서 법무부는 김기춘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밝힌 혐의는 부당한 인사개입이다. 검찰은 김기춘을 당장 구속하고 앞에서 언급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해야 한다. 검찰은 김기춘 앞에만 서면 왜 이리 작아지는가. 우병우 앞에서도 김기춘 앞에서도 맥을 못추는 검찰이라면 검찰이 존재할 이유가 있는가? 법 앞에 평등, 정의의 실현은 한낱 헛구호에 불과하단 말인가. 이러라고 국민이 세금 내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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