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브레히트 뒤러 ‘딸들과 함께 소돔에서 탈출하는 롯’ 1498년, 패널에 유채와 템페라

임준택 관광영어통역안내사/목사 

 

이 그림은 창세기 19장의 내용을 그림으로 옮긴 것이다. 창세기 12장에서 아브라함은 조카 롯과 함께 가나안으로 가게 된다.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을 받아 부자가 된 아브라함을 따라간 롯도 재산이 많아서 아브라함과 함께 지낼 수 없게 되므로 서로 결별을 하게 되는데, 그때 아브라함은 조카인 롯에게 좋은 땅을 고르라고 한다. 그래서 택한 땅이 소돔이었는데, 창 13장 13절에 보면 소돔 사람은 악하여 여호와 앞에 큰 죄인이었다고 기록돼있다. 복의 근원인 아브라함을 떠나 보기에 좋은 땅으로 간 곳이 소돔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죄악이 관영한 소돔 땅을 심판하시기로 하시고 천사들을 먼저 아브라함에게 보내게 되는데,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심판 소식을 듣고 하나님께 간청을 하게 된다. 의인 50명만 있으면 구원해 달라고 하였다가, 45명, 40명, 30명, 20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인 10명만 있으면 소돔을 멸망치 않겠다는 약속을 받게 된다. 그러나 소돔 땅에서 그 멸망의 소식을 들어줄 사람은 롯의 가족들뿐이었으니, 롯과 그의 부인과 두 딸들이었다. 그의 정혼한 사위들은 롯의 멸망의 소식을 듣고 농담으로 여기게 된다. “롯이 나가서 그 딸과 정혼한 사위들에게 고하여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너희는 일어나 이곳에서 떠나라 하되 그 사위들이 농담으로 여겼더라(창 19:1)” 간곡한 장인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취해있던 그들은 죽음을 앞두고서 마지막 생명의 기회를 놓쳐버린 셈이다. 죽음과 삶은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할까? 그들은 멸망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 때에도 이와 같을 것인데 기록되기를 “홍수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저희를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 그 때에 두 사람이 밭에 있으매 하나는 데려감을 당하고 하나는 버려둠을 당할 것이요(마 24:38~40)” 

그림에서 ①은 롯인데, 도망가는 차림이 간편하다. 뒤에 짊어지고 가는 것은 술통하나 뿐이다. ②에서는 그의 두 딸이 짐을 얼른 정리해서 무거운 짐을 갖고 아버지를 따라가고 있다. ③에서는 그들이 도망한 후에 하늘에서 유황과 불을 비같이 내리는 심판의 장면이다. 가까운 쪽이 소돔, 먼 쪽이 고모라이다. 그러나 그의 부인은 뒤돌아 보지 말라고 한 그 말을 믿지 않고 뒤돌아 본고로 소금기둥이 되었다. ④에서 굳어버린 그의 부인을 볼 수 있다. 아버지가 매고 왔던 술은 후에 후손 번식을 위해 두 딸들이 아버지에게 취하도록 마시게 할 때 쓰였고, 아버지가 취했을 때 두 딸들이 차례로 들어가 동침하고 낳은 아들들이 지금의 모압과 암몬의 자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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