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은사 신도들이 직영사찰에 관한 신문들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 봉은사).

명진스님, 총무원 측에 봉은사 사부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답변 요구

[뉴스천지=이길상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임시중앙종회에서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함에 따라 봉은사(주지 명진스님)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4일 조계종 총무원이 임시중앙종회에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안건을 상정했고 11일 찬성 49표, 반대 21표로 가결됐다.

이어 14일에는 오전 봉은사 법왕루에서 1100여 명의 신도 및 불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일요법회가 열렸다.

이날 법회에서 명진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의 부당함을 설명하고 총무원 측에 봉은사 사부대중이 납득할 수 있도록 답변할 것을 공개 요구했다.

명진스님은 법회에서 “직영 전환 이유를 사찰의 주인인 신도들이 납득할 수 있게 총무원에서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다음 주까지 답이 없으면 봉은사 직영 폐지를 위한 1000만인 불자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총무원 측은 법정스님의 상중임을 들어 일체의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직영사찰이란 총무원이 직접 운영하는 종단소속의 사찰을 말한다. 현재 조계사·선본사(갓바위)·보문사(강화도)가 직영 사찰이다. 총무원장이 당연직 주지를 맡는다. 재정·인사권이 총무원에 귀속되며 기존 주지는 재산관리인 역할만 한다. 직영사찰로 지정되는 사유에는 ▲분규로 인하여 사찰재정이 마비된 경우 ▲사찰의 재산이 비정상적인 경로로 유실되거나 재정이 심히 악화된 경우 ▲재정이 극히 우량해 종단 목적사업을 위한 재원으로 충당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이다.

총무원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려고 내세운 명분은 ‘수도권 포교 강화'이다.

이와 관련 봉은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봉은사 직영사찰 직영에 반대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여의나루’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이제 봉은사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불교에 대한 인식도 명진 주지스님으로 인해 달라져 간다”며 “잘하려고 애쓰시는 명진 주지스님께 격려는 못해 줄지언정 불교 중흥의 맥을 끊어버리는 총무원의 처사에 분노하며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재가불자들의 네트워크인 참여불교재가연대(공동대표 김원보)는 “총무원 측은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해야 하는 당위성과 향후 운영방안 등을 설명하고 봉은사 측은 직영사찰 전환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히는 자리를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봉은사의 직영사찰 지정 문제에 대해 불교계 한 종단의 큰스님은 “법정스님의 입적으로 인해 불교에 대한 국민들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 봉은사 직영 전환 문제로 인해 불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나빠질까봐 심히 걱정된다”며 우려의 말을 전했다.

한편, 봉은사의 직영사찰 지정으로 조계종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지난 16일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봉은사 초하루법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고 또한 조계종 직영사찰인 조계사 주지 세민스님의 사퇴가 겹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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