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도로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캐럴을 개사한 ‘하야송’을 부르며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종교인들은 광화문 왼편으로, 대학생연합은 오른쪽 길을 통해 청와대 인근 200m 앞까지 행진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개신교와 천주교 단체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신교 교단 연합체로서 진보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비상시국대책회의(시국회의)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즉각 성명을 냈고, 보수성향의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논평을 냈다.

시국회의는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민의 요구는 즉각 퇴진”이라며 “국회의 뜻을 따르겠다는 것은 현실정치를 고려하지 않은 꼼수에 불과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여전히 피의자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길은 즉각 퇴진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서는 박 대통령 탄핵절차에 조속히 임해줄 것을 주문했다.

한교연은 “대통령은 오늘까지 침묵으로 일관해 오다가 국민 앞에서 ‘나는 사익을 추구하거나 사심을 품지 않았다’고 항변해선 안 된다”며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은 최순실 개인이 아닌 대통령의 책임이며, 이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모든 것이 내 책임이며, 내가 대통령으로서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법이든 도의적 책임이든 응당한 처벌을 받겠노라고 선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여전히 자신의 죄과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며 “성찰도 할 줄 모르고 통회도 할 줄 모른 채, 시종 범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저 모습은 실로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고 혹평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그간 대통령이 했던 많은 말 가운데 최악이었다”며 “스스로 결단해야 하는 하야를 엉뚱하게도 탄핵을 소추하고 결의하는 기관인 국회에 떠넘긴 것인바, 이는 탄핵을 회피하려는 얕은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대통령은 그나마 명예로운 퇴진 가능성을 스스로 뭉개버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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