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검찰소환… ‘악재 연속’
특검·국정조사에 경영 차질 예상
사장단·임원 인사도 무기한 연기

‘崔씨 일가’ 특혜 의혹 점점 커져
100억 육박 후원… 대가성 의심
‘삼성물산 합병’ 국회 청문회 하나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그룹이 최순실 게이트 논란에 연일 오르내리며 뒤숭숭한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논란이 되는 데다 최순실씨 일가에 특혜 지원을 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이미 3차례나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쳤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최씨 일가에 특혜 지원 의혹에 관련된 삼성 관계자들이 검찰에 소환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게다가 다음 달 6일에는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한 국내 주요 그룹 총수 9명이 국회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이런 분위기 속에 매년 12월 초에 이뤄지던 삼성그룹 사장단·임원 인사는 불가피하게 미뤄졌다. 삼성그룹의 정기인사 연기는 지난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이후 삼성 비자금 특검 수사에 돌입하면서 그해 말 무산된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은 2008년 5월 인사를 한 뒤 8개월 뒤인 2009년 1월 다시 인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로써 조직개편은 물론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 역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 삼성은 연말 정기인사 이후 각국에 있는 새로운 임직원이 모여 내년도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12월로 예정됐던 전략회의도 내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조사에 이어 국회 국정조사, 이후 있을 특검까지 감안할 경우 올해 안에 정기인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삼성 인사가 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검찰이 파악한 삼성의 최씨 측에 대한 지원 규모는 300억원에 달한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204억원과 최씨 일가에게 직접 건넨 약 37억원(280만 유로·2015년 9월 환율 기준)과 별도로 지난해 9월 최씨 측에 약 43억원(319만 유로)을 추가 지원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추가 지원한 43억원은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가 타기 위한 말을 사는 데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돈은 앞서 삼성이 정유라씨의 말 구입비 명목 등으로 송금했다는 약 37억원과는 별개다. 그동안 삼성은 비덱스포츠에 지원한 것 외에 최씨 측에 추가 지원은 없었다고 주장해왔지만, 거짓으로 판명된 것이다.

여기에 삼성이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실제로 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후원한 것까지 포함할 경우 지원 규모는 총 100억원에 육박한다. 현재 검찰은 삼성이 최씨 일가의 자금 지원과 관련 대가성 있는 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과 관련해 별도의 국회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입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를 집중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23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국민연금공단을 압수 수색을 했다. 지난해 7월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찬성한 배경으로 삼성그룹의 로비와 청와대의 압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결권 생사 전문위원회를 생략한 채 당시 홍완선 기금운영본부장 주도로 내부회의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져 논란이 됐다. 검찰과 앞으로 있을 특검의 수사 향방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입지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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