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한일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됐다. 이로써 새로운 한일안보관계가 설정됐고 이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방어 전선의 구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트럼프는 한국의 방위를 미국이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상당수 미국인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에 의존하는 것은 전쟁억제를 위해서다. 북한이 도발하면 멸망뿐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비등한 전력 가지고는 안 된다. 미국이 동원할 수 있는 압도적 전력은 억제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미국의 세계적 C3I 전력은 한국이 부족한 부분의 방위전력을 보완해준다.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확장억제도 결정적이다.

미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이 보다 강화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독도문제와 역사 왜곡문제 등에 의한 국민감정으로 한국이 소극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한국이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기를 바란다. 미국은 아시아로의 회기전략이 한국, 미국, 일본, 호주를 잇는 결속으로 보다 강화되기 바란다. 이렇게 되면 서태평양에서의 미국의 부담이 덜어질 것이며 남중국해로의 중국의 진출을 더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일본의 절대적 협조를 얻어 전쟁을 수행한다.

오키나와의 기지는 군수와 병력의 집결지다. 오산에는 한반도 공군작전을 관제하는 중앙방공관제소 MCRC(Master Control and Reporting Center)가 있고 대구의 남부작전사는 제2의 MCRC가 된다. 일본은 네 개의 MCRC가 있다. 한일 양국의 방공관제망이 결합되면 여섯개의 촘촘한 방공관제소를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일본이 보유한 최신 정보자산-정보수집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탐지거리 100㎞-이상의 지산 레이더 4기, 조기 경보기 17대가 결합된다. 실로 방대하지 않은가. 한미일 안보협력은 현재도 상당히 긴밀하게 연동돼 있다. 그러나 북한 도발을 미리 탐지한 일본 정보가 미국을 거쳐 오면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경각(頃刻)-분초(分秒)를 다투는 일이다.

일부에서는 GSOMIA가 군사대국화를 촉진한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여기에 대한 경계는 아무리 철저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지나친 추정에 의한 확대 해석은 주의를 요한다. 국방부는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통로가 열렸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우리 요청과 동의 없이 일본 자위대가 우리 영역에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말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관련된 역사적 행적을 확인해보아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6.25때 유엔군이 부산 교두보에 밀리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자위대가 한국전에 참전하는 문제가 나오자 일본이 참전하면 전쟁을 그만두고 북한과 함께 막겠다고 극력 항의해 이를 막아내었다. 그 결과 일본의 한국전쟁 참여는 해상보안청 일부 세력이 원산 앞바다에서의 소해작전에 참가한 것에 국한됐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 거주민을 피난시키기 위해 일본 항공기가 한반도에 착륙하는 문제도 우리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GSOMIA가 서명됐다. 국회의 비준 동의를 필요로 하는가는 별도로 하더라도 이의 필요성을 국민과 국회에 이해시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2012년의 좌초 사태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것은 용납해서는 안 된다. 한국과 일본의 방위협력도 같은 맥락이다. 한미일의 연대를 강화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것은 교훈이다.

일본에 대한 경계는 한시도 풀지 않되, 이용할 것은 이용해야 한다. 이것이 지혜롭고 경제적인 안보전략이다. 마침 북한은 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신들의 적대국이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반가울 리 만무하겠지만 그만큼 이제 김정은 정권은 누구를 침략할 생각은 접는 것이 상책이 아니겠는가. 최근 북한은 한국의 정치혼란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마치 성난 군중이 청와대를 집어삼키기를 바라는 ‘소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한국의 안보는 끄떡없다는 것이다. 단지 권력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비판을 정치혼란으로 간주하고 숨겨놓았던 발톱을 드러낸다면 북한은 자멸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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