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 타개 대안도 많지 않아..北해법 딜레마"
"김정일 방중, 北 경호.건강노출 고민할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조치와 평화협정 등을 놓고 초점을 달리하며 대치함에 따라 북한 비핵화 수단으로서 외교적 해법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미국내에 커지고 있다고 미국 북한문제 전문가가 진단했다.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의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16일 미국외교협회(CFR) 홈페이지에 기고한 `교착상태의 북.미관계' 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의 과거 행태와 미.북간의 불신으로 인해 미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행동을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분리시켜 미.북 평화협정 논의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나이더는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려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주제를 평화협정논의로 바꾸려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솔직히 말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수단으로서 외교(diplomacy) 해법이 성공할 수 있는지 회의적인 견해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미국내 분위기를 전했다.

스나이더는 그러나 "동북아 지역의 시각에서 접근할 때 (외교 이외의) 대안에 대한 지지도 높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외교적 방안 이외의 대안을 동원하는 것도 어렵고, 그렇다고 외교적 해법이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 핵심적인 딜레마"라고 강조했다.

스나이더는 "현재 대화의 문은 열어놓은 상태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압력 수단으로 유엔 제재를 사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등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이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상황을 진전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협상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북한이 대화의 전제로 핵보유국 지위를 잠재적으로라도 이용하려 할 때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추진설과 관련, 스나이더는 "북한은 김 위원장의 방중 과정에서 두 가지 고민이 해결돼야 할 것"이라며 "하나는 2004년 베이징 방문후 김 위원장이 지나간 지 몇시간만에 룡천역 폭발사고가 발생한 점이며, 또 하나는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방중기간 더욱 드러나는 것을 꺼릴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최근 북한의 외자 유치 움직임에 대해 "누가 투자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며 "최근 화폐개혁 등으로 북한 당국의 신뢰가 더욱 실추된 상황에서 북한으로 외자를 유치하는 임무는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