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베컴 맞아 8강행… 첼시는 무리뉴에 눈물

[뉴스천지=박상현 객원기자] 2009/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그야말로 ‘집으로…’ 시리즈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잉글랜드)에서 사실상 제 발로 나갔던 데이빗 베컴(LA 갤럭시, AC 밀란 임대 중)은 울었고 첼시(잉글랜드)에서 쫓겨났던 인터 밀란(이탈리아)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웃었다.

맨유는 베컴이 뛰고 있는 AC 밀란(이탈리아)을 맞아 1, 2차전을 모두 이겨 기분 좋게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첼시는 인터 밀란에 1, 2차전을 모두 져 8강에 오르지 못했다.

베컴은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의 불화 때문에 제 발로 걸어 나갔던 경우다.

맨유의 ‘7번’이었던 베컴은 지난 2003년 초까지만 해도 계약기간이 2년 6개월이나 남아 계속 맨유에 남아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퍼거슨 감독과 베컴의 ‘라커룸 소동’이 벌어지면서 사이가 벌어졌다. 퍼거슨 감독이 축구화를 던져 베컴의 얼굴에 생채기를 냈다는 그 유명한 일화다.

이 사건으로 영국 도박사들은 베컴과 퍼거슨 감독의 결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고 이때부터 베컴이 어느 팀으로 옮기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결국 베컴은 2002/03 시즌을 끝으로 맨유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갔다.

시간이 흘러 퍼거슨 감독과 베컴의 불화는 옛일이 됐고 서로 웃을 수 있는 사이가 됐다. 그리고 7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맨유의 유니폼이 아닌 AC 밀란의 유니폼을 입고 올드 트래포드에 다시 섰다.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올드 트래포드 복귀전을 치른 것이다. 맨유의 팬들도 다시 돌아온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에 비해 무리뉴 감독은 첼시로부터 ‘팽(烹)’을 당한 경우다. 무리뉴 감독 이전에도 리그 칼링컵이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중상위권 정도로 평가받던 첼시를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으로 이끌고 2연패(連覇)를 차지했던 무리뉴 감독이었다.

하지만 2007/08 시즌이 시작되면서 무리뉴 감독의 입지에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초반 첼시가 다소 비틀거리면서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간섭이 심해졌고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첼시의 지휘봉을 내려놨다. 사실상 내쳐진 것이다.

무리뉴 감독은 2년 만에 다시 스탬포드 브릿지로 돌아왔다. 무리뉴 감독 역시 베컴 못지않게 스탬포드 브릿지에 모여든 첼시 팬들로부터 여전한 인기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자신을 내친 것을 설욕이라도 하듯 첼시를 4년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시켰다. 반면 인터 밀란은 역시 4년 만에 8강에 오르며 정상을 향해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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