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조정석이 포즈를 잡고 있다.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영화 ‘형’서 동생 팔아 가석방한
사기전과 10범 ‘고두식’으로 돌아와
현실 속에선 차분하고 진중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최근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현실감 넘치는 기자 ‘이화신’으로 분해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배우 조정석이 이번엔 뻔뻔한 사기꾼으로 돌아왔다.

영화 ‘형’은 사기전과 10범인 형 ‘고두식(조정석 분)’과 잘 나가던 국가대표 동생 ‘고두영(도경수 분)’, 남보다 못한 두 형제의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기막힌 동거 스토리를 그린 브로 코미디다. 조정석은 유도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실명한 동생 ‘고두영(도경수 분)’을 핑계로 가석방됐지만 미워할 수 없는 형 ‘고두식’ 역으로 완벽 분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조정석은 “잠시 잊고 있었던 가족,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이 떠오르는 훈훈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감동을 했거나 재밌게 읽거나 저한테 어떤 감정의 변화를 준 시나리오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데 ‘형’의 시나리오를 보고 차 안에서 울었던 기억이 나요. 나만 그런가 싶어서 드라마 촬영장 가는 길에 스텝한테 읽어보라고 했었어요.”

조정석은 영화 ‘형’에서도 신들린 전매특허인 코믹 연기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코믹 연기가 진화한다는 기자의 말에 조정석은 “저는 계속 이래왔다. ‘진화한다’라기 보다는 공연할 때부터 늘 이랬던 저의 모습이었고, 재능이었는데 매체가 바뀌면서 차근차근 매체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씩 늘어난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제 코미디는 이런 것입니다’라고 얘기 못 한다. 상황에 맞게 웃기고 집중해서 연기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역할 피하고 싶진 않고요. 저한테 기대하는 모습들에 대해 지양하고 싶진 않아요. 겹치거나 소비되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저를 통해서 즐거움을 얻어 가신다면 지양하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지향하고 싶지도 않고요(웃음).”

영화에서 ‘고두식’은 말끝마다 욕을 뱉는다. 조정석은 “두식이가 내뱉는 욕들의 향연이 더 거칠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찍으면서 감독님, 스텝들과의 논의 끝에 ‘톤 앤 매너(tone and manner)’가 잡혔다”며 “더 찰지게 하지 않았던 것은 일부러 더 찰지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조정석이 포즈를 잡고 있다. (제공: CJ엔터테인먼트)

눈물의 사기극으로 가석방에 성공한 ‘두식’은 15년 만에 만난 동생의 통장을 털어먹으려는 철없는 형이다. 하지만 현실 속 조정석은 차분하고 진솔했다. 조정석은 “저는 늘 철이 없었다. 학창시절에 철이 없었고 계속 철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철이 들면 뭔가 상상력이 한계에 봉착할 것 같다. 상상력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싶은데 철이 들면 한계가 생길 것 같다. 나이가 들고 어린 배우와 같이 그들의 코미디와 유머코드를 공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유재석 형이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본다는 말이 공감된다. 그걸 알아야 진행할 때 도움이 되는 것처럼 연기에도 그런 걸 알아야 호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신감은 늘 언제나 있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거예요. 자신감이 없으면 배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어떤 연기든 도전해 볼 수 있으니까요.”

조정석은 자신의 연기 원천은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은 별로 없다. 제가 무엇인가를 맡아서 할 때의 자신감은 항상 있는 것 같다”며 “제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은 마음가짐이다. 정신에서 나오는 것 같다. 제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것 같다. ‘어떻게 하지’ ‘잘 될까’라고 생각하면 될 것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조정석이 포즈를 잡고 있다.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앞서 많은 영화, 드라마를 통해 ‘조정석이 나오는 작품은 재밌다’라는 말이 입증됐다. 조정석은 “늘 언제나 흥행배우가 되고 싶었다. 잘돼야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전에는 기분 좋은 배우,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지만 흥행배우야말로 믿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배우를 보고 드라마, 영화를 보시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흥행에 실패하면 다음엔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가 잘한다고 치켜세워 주면 어깨 올라갈 필요 없고, 누가 못한다고 해도 기죽을 필요 없는 것 같아요. 무대에서 공연할 때 단 한분의 관객이 앉아계셔도 너무 소중하지만 100석의 소극장에 100명이 앉아 있으면 더 희열을 느껴요.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배우로서의 희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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