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화여고 학생들이 17일 오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기 위해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 도착한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북·장구·손팻말’ 다양한 응원
학생·교사·학부모 “수능 대박”
수능 치른 수험생 “홀가분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아침 6시부터 와서 응원을 하고 있지만 선배들 응원하는 마음에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시험을 안 보는 저희도 너무 떨리는데 선배들은 안 떨고 시험 잘 봤으면 좋겠어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1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정문에서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던 정주원(17, 덕성여고1)양은 밝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2017학년도 수능 제15시험지구 제19시험장인 이화여자외고 정문에는 정양 외에도 수험생을 응원하려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로 붐볐다.

이번 수능에서는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3개 고사장에서 60만 5987명의 수험생이 동시에 시험을 치렀다. 이화여자외고에서는 437명의 수험생이 16개 시험실에서 나눠 응시했다.

“수능 대박, 수능 대박, 언니들 힘내세요!” 수험생이 정문에 도착하자 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환호하며 구호를 외쳤다. 수험생은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숙인 채 후배 학생들이 나눠주는 선물을 받아 시험장으로 향했다.

이화여자외고 정문에는 학생들이 준비한 선물만큼이나 다양한 응원 소품이 등장했다.

덕성여고 학생들은 ‘수능 대박 나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왔다. 배화여고 학생들은 직접 제작한 ‘너의 꿈을 응원 해’ ‘언니들 힘내요’ ‘힘을 내요. 슈퍼 파워’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중경고 학생들은 꽹과리와 북, 장구를 들고 나와 경쾌한 음악을 만들며 응원에 힘을 보탰다.

수험생을 응원하는 데는 교사와 학생을 가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노력한 만큼 좋은 성과가 있을 거야. 너무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 보는 거야. 힘내.” 응원하는 학생과 함께 있던 교사는 정문으로 향하는 수험생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입실 마감 시간이 다가올수록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면서 함께 온 학부모의 발걸음도 덩달아 바빠졌다.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겨 딸을 들여보낸 한 학부모는 애타게 딸의 이름을 부르며 딸이 두고 간 도시락을 챙겨주는 모습도 보였다.

수험생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바라는 마음은 후배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수험생인 딸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온 윤일근씨는 “30년이 더 됐는데도 가슴이 떨리는데 지금 시험 보러 가는 아이가 얼마나 두렵고 떨릴까 걱정된다”며 “우리 딸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가 떨리겠지만 다들 열심히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실이 완료되고 시험지 배부 직전 시험실의 수험생은 책상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마무리 공부에 열중했다. 시험실 안은 책을 넘기는 소리 외에 정적이 흘렀다. 시험 안내방송이 나오고 시험실의 감독관은 수험표와 시험지 등 수험생이 수능 응시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했다.

수능이 수험생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했던 만큼 수능을 치른 수험생은 큰 홀가분함을 느꼈다. 한국사 영역을 끝으로 수능 일정을 마치고 시험장을 나온 한 수험생은 “해방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살짝 허무한 감도 들었다”며 “이제 수능을 준비하느라 갈 수 없었던 놀이동산에 가서 놀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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