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나르디노 루이니의 <노아를 조롱하는 함> 1510~1515.

임준택 관광영어통역안내사/목사 

 

중세 화가들은 그림을 그릴 때 신화나 일상적인 내용보다는 주로 성경에 중심해서 그림을 그렸었다. 인간 중심적이기보다는 신 중심적인 사상이 대부분을 이루었다. 그래서 화가들도 성경에 대해서 무지하면 좋은 영감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미켈란젤로를 포함한 화가들은 구약과 신약을 깊이 있게 공부를 했었다. 

이 그림의 시대를 알리는 단서를 찾아보자. ①에서 홍수가 끝나고 노아의 방주가 아라랏산 위에 정착해있고, ②에서는 노아가 제사를 드리고 난 후에 처음으로 포도농사를 지었으므로 그림의 중앙에 포도나무가 그림의 중심을 잡고 있다. 화가는 그때 포도나무는 엄청 컸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③노아는 머리위의 포도를 가지고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포도주를 실컷 드시고 옷이 벗어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술에 취해있었다. 그의 술잔은 대접이요, 술통은 말통으로 아주 원 없이 드셨던 것 같다. 1년 동안 홍수에 시달리랴, 배와 모든 조직을 통솔하랴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늘 만큼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부어라 마셔라 혼자서 드셨던 걸까? 

문제는 ④에서 생겨났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3형제 중에 함이다. 3형제의 눈이 가는 방향에서 차이가 있는데, 왼쪽의 두 사람의 눈은 어디론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데,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손이 아비의 하체를 가리키면서 약간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으로 형제들에게 뭐라고 하고 있다. 가나안의 아비 함이 그 아비의 하체를 보고 밖으로 나가서 두 형제에게 고하매(창 9:22). ⑤셈과 야벳은 그 아비의 하체를 보지 않고 뒷걸음질 쳐 들어가서 아비의 하체를 덮어주었던 것이다. 그리고나서 노아가 술을 깬 후에 이 일을 알게 된 것이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그 형제의 종들의 종이 되기를 원하노라(창 9:25). 가나안은 아버지의 일로 인해 노아로부터 저주를 받아 저주받은 자의 조상이 됐다. 그래서 가나안 족속들을 아껴보지도 말고 언약하지도 말고 진멸하라고 하나님은 모세에게 명하셨는데, 가나안은 선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주받은 자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가나안이란 이름이 들어간 상호들을 볼 수 있는데, 알고 보면 가히 쓸 만한 이름은 아닌 것 같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은 함의 아들이요, 저주받은 가나안 7족속들이 모세의 이스라엘 민족이 오기 전까지 잠깐 동안 차지하고 있었던 땅이었고, 그 모든 땅을 다 선민에게 내어주고 종이 되거나 죽임을 당하였던 것이다. 요즘엔 가나안 성도들이 많다고 한다. 하나님은 믿는다고 하지만 교회는 ‘안 나가’는 사람들을 일컬어서 하는 신조어인데, 형식적으로 알고 허튼 신앙인이 되지 말고 성경의 참 뜻을 알고 믿는 참 신앙인이 되기를 하나님은 오늘도 원하시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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