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정몽구 회장-구본무 회장-최태원 회장
스포츠 사업에 관한 구체적 지원 논의 오갔을 가능성 커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대기업 총수 7명과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진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4대 그룹을 비롯한 총수들을 독대해 정부의 사업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올해 2월 17일 열린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전후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과 개별 면담을 가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당시 해외 출장 중이라 3월에 귀국해 박 대통령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은 이들 총수들에게 스포츠 사업 등에 대한 지원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중 이재용 부회장, 정몽구 회장, 구본무 회장은 앞서 지난해 7월 말 청와대에서 독대한 데 이어 추가로 독대했던 것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둘러싼 의혹을 구속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이후 이뤄진 올 2월 면담에서 구체적인 지원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시기쯤 기업들이 재단 측으로부터 추가 지원 요청을 받은 정황은 앞서 드러난 바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2월 29일 SK를 찾아가 80억원 투자 유치를 설명했다는 증언도 한몫하고 있다.

또한 올해 3월 K스포츠재단은 롯데 측에 접근해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롯데는 5월 70억원을 더 냈다. 이에 따라 검찰이 롯데그룹을 내사 중인 기간으로 박 대통령이 수사를 빌미로 재단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이 70억원은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 직전 반환돼 ‘수사 정보 유출’ 논란도 일으켰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직접 조사를 앞둔 검찰은 2월 면담에서 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출연 주문이 있었는지, 기업의 민원 사항에 대한 대화가 오갔는지 등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주말 이재용 부회장, 정몽구 회장, 구본무 회장, 최태원 회장을 잇달아 소환 조사한 검찰은 14일 귀국한 것으로 전해진 신동빈 회장도 조만간 불러 개별 면담 관련 내용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한 검찰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언론에 나온 녹취록에 따르면 2013년 말 조 전 수석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조 전 수석을 빠른 시일 내에 소환조사한 뒤 박 대통령을 상대로도 그런 지시를 실제 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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