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말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으로 행동하고, 무엇이든지 열심히 노력하며,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한다.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매사에 부정적으로 행동하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의심하거나 무시한다. 이와 같이 중요한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한 부모의 육아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째,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해 준다. 이는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한 가장 바람직하고 훌륭한 말이다. 과거에는 자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별로 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직접적인 사랑의 표현이 엄마와 아이 간의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애착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서 동시에 미소를 짓고, 아이를 쓰다듬어 주거나 자주 안아 주면 더욱 훌륭한 양육행동이 되겠다. 아이는 엄마의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존감의 향상 외에 기쁨과 안심의 감정을 경험한다.

둘째, ‘잘한다’ 또는 ‘훌륭하다’라는 말을 해 주자. 이는 칭찬의 대표적인 말이다. 아이는 이 말을 들음으로써 자신의 행동이 올바르다는 확인과 함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성취감의 경험이야말로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잘한다는 말을 너무 강조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과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해서만 지나치게 의식할 수 있다. 따라서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한 칭찬을 중요시 하는 육아 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그림을 멋있게 잘 그려서 잘한다기보다는 그림을 열심히 그리는 행동에 대해서 잘하다는 말을 해 준다.

셋째, ‘예쁘네’ ‘귀엽다’ ‘멋있다’라는 말도 해 준다. 특히 아이가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 이 말을 해 준다면, 아이의 긍정적 행동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역시 칭찬의 대표적인 말 한 마디다. 외모에 대한 칭찬의 의미도 있겠으나, 주로 올바른 행동에 대한 반응의 말로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예: 우리 OO가 스스로 세수를 하다니 참 예쁘다). 아이는 이 말을 들음으로써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기쁨, 즐거움, 안심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OO보다 더 예쁘다”라는 식의 칭찬은 불필요하게 경쟁심을 자극시키고, 자신의 가치를 남과의 비교 우월에서 찾게 만들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넷째, 아이가 스스로 해내게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옆에서 기다려 주자. 부모가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힘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성격이 급한 나머지 잠깐 지켜보다가 아이가 잘 못하는 것 같아 곧바로 부모가 도와주려고 한다든지 또는 대신 해 주는 것은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아이가 먼저 도움을 청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바람직하고, 아이가 도움을 청하는 것을 꺼려하지만 대신에 얼굴 표정 등이 짜증이나 좌절로 가득 찰 때는 슬며시 아이에게 다가가서 제안하는 식으로 “도와줄까?”라는 말을 한다. 아이가 거부하면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

한편, 엄마들이 무심코 하는 말과 행동 중에서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바보 같다” “못났어” “틀렸어” “이것도 제대로 못해?” “또 말썽피우니?” 등의 말들이다. 또한 아이에게 이맛살을 찌푸리면서 말하거나, 한숨을 내쉬면서 말하거나, 아이에게 아무 말 하지 않고 아이의 행동을 멈추게 하거나, 아이를 창피하게 여기면서 피하거나, 다른 아이들이나 형제자매를 비교하면서 말하는 행동들은 아이의 자존감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부모의 기본적인 양육 태도는 가급적 하지 말라는 금지의 말보다는 무엇을 해도 좋다는 수용적인 태도의 말과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다. 평소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가 안정적이고도 긍정적으로 잘 형성돼 있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엄마는 아이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 중요하며, 야단을 치는 것보다는 칭찬을 통해서 아이에게 원하는 행동을 가르치고 심어나가야 한다. 야단을 치더라도 감정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람직한 대체 행동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존감이 올라간 우리 아이는 앞으로 행복한 삶을 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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