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칸다하르 고수 위해 총력전

(뉴델리=연합뉴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남부 최대도시 칸다하르를 놓고 연합군과 본격적인 기싸움에 들어갔다.

아프간전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작전을 통해 탈레반의 최대 근거지인 헬만드주(州)를 장악한 연합군이 탈레반의 또 다른 핵심 거점인 칸다하르 대공세를 예고한 가운데 탈레반도 칸다하르를 내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탈레반은 지난 13일 칸다하르 교도소와 경찰서는 물론 시내 주요 도로에서 무려 5차례에 걸친 동시 다발 폭탄 테러를 감행해 35명의 사망자와 57명의 부상자를 냈다.

탈레반은 이번 공격은 아프간의 재건과 연합군의 대공세 준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건재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며 대공세를 예고한 외국군에 대한 경고임을 강조했다.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AP통신과 전화 통화에서 "매크리스털(연합군 사령관)은 칸다하르 작전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이미 작전을 시작했다"며 "그들이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를 막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탈레반은 자체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에서도 이번 공격이 칸다하르 공세를 예고한 매크리스털 사령관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했다.

1만5천명의 병력이 투입됐던 마르자 대공세 때보다 더 많은 인력과 물자가 투입될 연합군의 칸다하르 대공세를 앞두고 본격적인 기싸움을 예고한 셈이다.

탈레반이 이처럼 칸다하르를 놓고 기싸움을 본격화한 것은 이 도시가 자신들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아프간을 침공한 구 소련에 대항하려는 미국과 파키스탄 등의 지원 속에 조직화한 탈레반은 1994년 10월 첫 대규모 군사작전을 통해 칸다하르를 장악했고 이를 계기로 세력을 키워 2년만에 카불을 장악하고 정권을 세우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 최대 거점인 마르자가 연합군의 수중에 들어가고 그동안 자신들을 지원해온 파키스탄 정보당국 마저 태도를 바꿔 주요 지도자 검거에 나섬에 따라 칸다하르는 반드시 지켜내야 할 보루됐다.

칸다하르까지 연합군에게 내주면 최근 몇년간 탈레반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던 전세가 역전될 것이 분명하고 급격한 지지세 약화도 예상된다.

이런 탈레반의 필사적인 저항에 아프간과 연합군도 대응 수위를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칸다하르 주정부는 중앙정부에 추가 병력 파견을 요청하는 등 칸다하르를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투리얄라이 웨사 칸다하르 주지사는 "탈레반은 자신들이 칸다하르 전역에서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 정부에 칸다하르 치안 유지를 위한 병력의 추가 투입을 요청했다. 또 우리는 나토군과 협력해 치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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