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민중총궐기가 진행되는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이 시민들이 밝힌 촛불들로 가득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 바꿔주세요!”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 100만명이 촛불을 들었다.

이들 시민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종로, 서대문, 을지로 등을 거쳐 청와대 인근까지 촛불을 들며 서울 도심을 환하게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 경찰 추산 26만명이 모일 정도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대한 시민의 분노를 대변했다. 전국에서 시민 10만여명도 상경해 이번 집회에 참여했으며, 전세버스가 동이 나고 서울행 기차표가 매진되기도 했다.

이번 집회 규모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참가 인원 70만명을 넘어 2000년대 들어 최대인 동시에 군부독재에 항거했던 87년 6월 항쟁 당시와 맞먹는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투쟁본부는 선언문을 통해 “국정농단 그 파탄의 중심에 선 박근혜를 퇴진시키고 민중이 승리하는 내일을 만들자”며 “즉각 퇴진, 구속 수사, 책임자 처벌을 통해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박근혜 게이트의 모든 연루자를 확실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오늘부터 민중의 새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결의는 시작됐다”며 “민중총궐기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고 모든 노동자 민중이 이 땅의 주인이 되자”고 외쳤다.

이들은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처임자 처벌이라는 특별요구안과 함께 일자리노동·농업·빈곤·청년학생 등의 13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 2016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상여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 대학로와 종로, 남대문, 서울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여성 등이 사전집회를 열고 서울광장으로 모두 집결했다.

민중총궐기 집회를 마친 시민은 광화문·종로·서대문 방향 등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당초 경찰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정도까지 행진을 제한했다. 그러나 법원은 시민이 신고한 만큼 걸을 수 있도록 행진을 허용했다.

유모차를 끌고 가족 단위로 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곳곳에서 띌 정도로, 집회를 축제처럼 즐기려는 분위기였다.

주부 고재은(44,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씨는 “아들이 친구들과 (집회에) 나오겠다고 했는데, 걱정도 되고 해서 모든 가족이 참석하기로 했다”면서 “이곳에 나오지 않았으면 자녀들 보기에도 창피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성준(43, 경기도 오산시 오산원동)씨도 “이번 집회가 1회성이 아닌,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처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집회를 이어갔으면 한다”며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서울 광화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계속 촛불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행진이 끝난 뒤 오후 7시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렸다. 방송인 김제동·김미화와 가수 이승환·전인권 등과 시민이 함께하는 발언,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의 ‘난장’ 행사가 이어졌다.

한편 촛불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던 일부 시민과 경찰 간 마찰이 빚어졌다. 서울 지하철 경복궁역과 내자 사거리 청와대 방면 도로에 설치된 경찰 차벽 앞에서 일부 시민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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