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8일 오후 10시 10분경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0일 오후 7시께 횡령 및 공동강요 등 혐의로 차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차씨는 지난해 3∼6월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공모해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19년까지 총 7000억원대 예산이 책정된 문화창조융합벨트 등 정부 사업을 사실상 독식하고 자신이 실소유한 광고업체를 통해 대기업·공공기관 광고를 쓸어담는 등 불법·편법으로 사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차 전 단장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정부 프로젝트는 ‘문화창조융합벨트’ ‘K-컬처밸리’ 등 20여개에 달하며, 차 전 단장 소유로 지목된 회사 엔박스에디트, 플레이그라운드, 아프리카픽쳐스는 각각 ‘늘품 체조’ 동영상 제작, 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 행사, KT 광고 등을 수주했다.

차씨는 2006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회사 아프리카픽처스에서 운영자금 10억여원을 빼내 개인적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차 전 단장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자신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59) 홍익대 교수를 문체부 장관에, 외삼촌인 김상률(56) 숙명여대 교수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송성각 전 제일기획 상무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앉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차씨를 구속한 뒤 우선 포레카 지분 강탈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최씨나 박근혜 대통령이 배후에서 역할을 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차씨가 구속되면 개인 비리를 넘어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 문화예술계 비리 전반에 관한 수사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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