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를 전격 방문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약 10분간의 대담에서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한 내용들이 오고갔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는 사전 일정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전날 밤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박 대통령이 현재 처한 입장이 어렵기 때문이고, 여야 영수회담 제의에 불응하고 있는 제1야당의 태도 변화를 바꾸어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난국을 해결하는 데 국회의 역할이 막중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꼬인 정국을 잘 풀어나가야 함이 요체인데, 청와대가 제의한 영수회담을 야당이 전제 조건을 걸고 나서지 않고 있으니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답답하다. 어떻게 하든지 야당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해서 긴박한 정국을 풀어가야 하지만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으니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시국에 대처하는 방법이 친박계와 비박계가 극명히 다른바, 당 지도부를 이끌고 있는 이정현 당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정국 안정을 모색해나갈 자세인데 반해 비박계에서는 당 지도부 사퇴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는데다가 이제는 정진석 원내대표마저 이 대표 사퇴를 종용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국정 운영을 안정화시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을 보장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사명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안개 정국에서는 당내 친박과 비박 간 불협화음은 국민 불신만 증폭시킬 뿐 득이 없다. 가뜩이나 최근 발표된 정당지지도에서 새누리당(21.4%)은 그동안 지켜왔던 1위 자리를 더불어민주당(33%)에게 내준 입장이니 계파싸움을 할 때가 아니라 야당과 긴밀히 협조해 차선책의 정치 안정책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국정 중단 사태를 두고 국민과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의 국정 수습 능력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 근원에는 청와대와 정부내각이 새로 바뀌어지는 마당에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지도부가 그 자리에서 버티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이 대표는 야당의 영수회담 불응과 관련해 “참 자존심 상하고 정말 환장할 일이지만 새누리당의 처지가 그렇게 되다 보니까 이렇게 야당에게 요청을 드린다”라는 말까지 했던바, 당 입장보다도 국민과 나라 걱정이 먼저인 것이다. 이 대표의 진심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난국 해결을 위해 이제는 지도자로서 결단을 보여야 할 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