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저녁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마지막 고해’ 언론·VIP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영화를 촬영하며 느낀 소회들을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임형주 주연으로 분한 가톨릭단편음악영화 ‘마지막 고해’ 

천주교 신학생 역할 소화
“모든 종교를 존중하는 마음
가톨릭 성직자에 대한 경외
종교는 믿는 사람에게 힐링”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저는 크리스천입니다. 하지만 가톨릭 불교 원불교 등 모든 종교를 존중합니다. 어떤 종교를 갖든, 종교를 믿는 것은 사람들에게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가톨릭 신자가 아닌 분들은 타 종교에 대해 한 번 접해보고 힐링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제 성직자가 되는 고행의 길이 이렇게 어려운 길이었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습니다. 성직자가 되려는 분들이 가볍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팝페라 테너 임형주(30, 로마시립예술대학 성악과 석좌교수)가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의 도전기를 기록한 영화는 국내 첫 가톨릭단편음악영화로 소개한 ‘마지막 고해-더 라스트 컨페션(The Last Confession)’이다.

6일 저녁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마지막 고해’ 언론·VIP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임형주는 영화를 촬영하며 느낀 소회들을 털어놓았다. 그는 연기 외에도 제작과 투자총괄, 각본, 음악 등 1인 5역을 소화해냈다. 임형주는 “촬영 내내 3~4시간 씩 자면서 영화를 찍었다. 마지막 날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임형주는 이 영화에서 천주교에서 사제가 되기 전 단계인 부제(신학생) 신분인 ‘민세준(세례명 안토니오)’ 역을 맡았다. 천주교에서 부제는 사제를 보좌해 유아 세례, 혼배 미사, 미사 강독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사제처럼 성체 성사나 고백 성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 못한다. 부제는 사제 서품을 받기까지 7년이라는 긴 신학 수행을 거치며 사제로 일생을 서원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임형주는 사제 서품식을 앞두고 모든 부정한 생각들을 버려야 하는 부제들의 마지막 정신적 수행을 브라운관에 담았다.
 

▲ 6일 저녁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마지막 고해’ 언론·VIP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배우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부제 민세준은 가족을 잃은 상실감과 괴로움에 영원한 마음의 위로와 안식을 얻고자 성직자의 길을 택했다. 마음 한켠에는 누구에게도 고백하지 못한 혼자만의 무거운 짐이 있다. 풋풋한 10대 시절 첫사랑을 느낀 그가 자신의 사랑을 위해 친구를 저주했고, 친구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얻게 된다. 자기 때문이라고 느끼는 민세준이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면서 느끼는 반가움과 고통, 아픔, 아쉬움 등 하루 동안의 복잡한 감정이 담겼다. 극중 민세준은 첫사랑과 성당에서의 고해를 통해 이 모든 감정들을 신앙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임형주는 민세준에 몰입해 촬영이 끝나고도 여운이 계속됐다. 그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예지원씨가 드라마 ‘또 오해영’의 박수경 역에 몰입해 종방이 된 후에도 그 역할에 빠져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 안에도 민세준의 캐릭터가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민세준이 사랑한 여주인공 한서연 역에는 드라마 ‘닥터스’로 이름을 알린 신인 여배우 이가경이 맡았다. 민세준의 질투를 받은 남자주인공 윤지호는 최근 영화 ‘범죄의 여왕’으로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떠오른 배우 백수장이 분했다. 배우 예지원과 개그맨 조혜련이 까메오 출연했다.

연출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와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수상작인 독립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 등에서 조명감독을 맡았던 추경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마지막 고해’는 가톨릭음악단편영화라는 타이틀이 걸린 만큼 러닝타임 내내 영화 배경음악에 귀 기울여졌는데, 임형주와 이상훈 음악감독이 공동으로 작업했다. 이상훈 감독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디어 마이 프렌즈(디마프)’ ‘또 오해영’, 영화 ‘파파로티’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이번 영화에 삽입된 배경음악은 ‘프라하 시티 신포니에타’와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참여했다. 또 프라하, 빈, 런던, 서울을 오가며 음악 작업이 이뤄졌다. 영화의 주제가인 ‘눈감기 전에’는 임형주와 오랜친구인 싱어송라이터 진호연이 작곡 및 공동작사한 곡이다. 영화 앤딩테마곡은 ‘너에게 주는 노래’로 1998년 임형주의 첫 독집앨범이나 국내데뷔앨범의 마지막 곡으로 수록됐던 곡이다.

임형주는 “12살 때부터 성악을 전공했기에 오페라를 통한 무대연기는 경험해보긴 했지만, 영상 및 영화 연기는 처음이다”라며 “천주교 신자도 아니어서 연기에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려서부터 신학생과 사제, 로만 칼라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심이 있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짧게나마 한 명의 사제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행의 길을 걸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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