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내도록 기업들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 2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檢, 우병우 전 민정수석 소환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0)씨와 공모해 대기업들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거액 기부를 강요한 혐의를 받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청와대 ‘문건유출’ 의혹 핵심 인물인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6일 모두 구속됐다.

횡령과 직권남용 혐의로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도 이날 검찰에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 55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새벽 안 전 수석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미수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안종범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 재직 때 최순실씨와 공모해 53개 대기업이 최순실씨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또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 SK, 포스코, 부영 등에 추가 출연을 요구하는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최순실씨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의 이권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더블루케이를 대행사로 선정해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내용도 직권남용혐의에 포함됐다.

또 안 전 수석은 문화계의 각종 이권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차은책(47)씨 측근들의 옛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강탈 시도를 도왔다는 혐의(강요미수)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전날 영장실질검사에서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데 대해 책임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순실씨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경제 관련 다수의 대외비 문건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북한과 비밀 접촉 내용이 담긴 인수위 자료,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을 담은 외교부 문건, 국무회의 자료 등이 포함됐다.

문건의 유출 경로와 다른 청와대 인사의 개입 여부, 박 대통령의 지시 여부 등을 밝히려면 그의 진술이 관건이다. 검찰은 필요하면 직접 수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박 대통령을 조사하기에 앞서 그간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를 두 사람을 통해 상세히 확인할 방침이다.

앞으로 조사에서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종범·정호성 두 사람의 구속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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