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안종범 청와대 전 정책조정수석도 최순실씨에 이어 구속됐다. 대통령의 향후는 두 사람의 세 치 혀에 달린 형국이다. 나라를 뿌리째 흔든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은 사실상 국정 운영 능력을 상실했지만, 역설적으로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도 새삼 깨닫게 해준 사건이다. 대통령의 비선실세라는 사실을 안 청와대 수석과 정부 관계자, 기업들은 모두 최순실씨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그 권력에 취해 최순실씨는 국정을 농단하고, 사재를 축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딸에 대한 집착만 아니었어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행각은 대통령 임기 말까지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전 한나라당 의원 전여옥씨에 따르면 최순실씨가 실세라는 것을 친박들은 다 알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권력 나눠먹기에만 급급해 대통령의 약점을 이용하려고만 했단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나쁜 정치인들’이다. 

최순실씨와 측근의 국정농단 실태가 드러날 때마다 국민들은 배신감과 상실감에 치를 떨고 있다. 누구는 4.19에 견줄 사태라고 말한다. 분명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에서 봤듯 아무리 권력 아래 숨어도 진실이 드러나는 때라는 것이다. 최순실씨를 접해본 사람들은 그가 ‘권력이면 통한다’는 70년대 사고에 묶여 있었다고 한다. 과거에 그랬을지언정 시대는 변했고, 최순실씨는 시대를 오판했다. 6.25라는 전무후무한 전란을 딛고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운 나라’의 국민이라는 자부심과 노력하면 된다는 희망을 품고들 있었다. 그런데 이 모든 희망을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뿌리째 흔들 줄 누가 알았으랴. 지금 국민이 가장 원하는 건 이 황당한 사태의 진실규명이다. 그러기 위해선 문제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이 입을 열어야 한다. 이미 박 대통령은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했다.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다. 이어지는 시국선언과 하야 촉구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대통령의 깜짝 개각은 꼼수로 보인다. 무릇 때를 놓치면 일은 커지는 법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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