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시사칼럼니스트

필자가 현재 폴란드 주재 북한대사로 재임하고 있는 김평일 대사를 언론을 통하여 최초로 보게 된 순간, 그 첫인상에 강렬한 느낌을 받은 기억이 있는데, 그러한 일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김 대사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재작년에 다른 매체를 통하여 처음으로 김 대사 관련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김평일 대사는 김일성 주석의 차남으로 1954년 8월 10일 출생하였으며, 1977년 김일성 종합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이후 호위사령부 장갑차 대대장 및 인민무력부 작전국 부국장을 역임하였으며, 김 주석이 생전에 군(軍)을 김 대사에게 맡기고 싶어 할 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컸을 뿐만 아니라 아들 중에서 김 주석을 가장 많이 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복형인 김정일 위원장과의 후계경쟁에서 결국은 밀려 나면서 그의 인생은 권력의 핵심부에서 멀어지는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구체적으로 1988년 헝가리 대사를 시작으로 2010년 3월 현재 폴란드 대사로 재임하고 있으니, 외교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인 능력을 볼 때 그의 재능이 아깝다고 본다.

필자가 김 대사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김 위원장이 재작년 8월 중순경, 뇌졸중으로 인하여 쓰러진 것이었는데, 그 이후 김 위원장의 후계자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당시 외신들이 그동안 단순히 외교관으로만 인식하고 있던 김 대사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필자도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생각을 김 대사 관련 칼럼을 통하여 기고한 바 있었는데, 현재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의아스러울 정도로 김 대사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졌던 국내 전문가들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병세가 점점 호전되면서 김 대사 관련보도가 거의 없었으며, 김 위원장 후계와 관련된 문제는 그의 세 아들, 구체적으로 김정남, 김정철, 김정운 중에서 결국은 삼남인 올해 28세의 김정운이 거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굳혀져 가는 분위기에서 얼마 전에 주목할 만한 기사가 보도되었으니, 그것은 국내 전문가가 아닌 북한군 중좌 출신의 탈북인사의 주장이었는데, 구체적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는 결국은 김정운이 아니라 김평일 대사라는 말인데,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서 구체적인 시기까지 말한 것은 아니었으나, 멀지 않아 김 대사를 북한으로 불러 들여서 정권을 이양할 것이라는 사안에 따라서는 매우 민감한 주장을 한 것이었다.

사실 그동안 국내언론에 보도된 북한관련 기사 중에서 국내의 그 어떤 전문가도 이렇게 구체적으로 김 대사의 후계가능성에 대한 언급조차 거의 없었기에 놀랍게 생각되면서도 한편으론 필자는 예전부터 김 대사를 주목하였으며, 이미 후계자로서의 가능성에 대하여 언급한 바가 있었기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현재 북핵문제를 비롯하여 경제난이 겹쳐 있으며, 거기에다가 작년 11월 단행된 화폐개혁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민심이 불안한 상황인데, 이러한 시점에서 언제까지나 세습으로 권력을 유지하기는 힘들다고 보며, 현재 김정운은 나이가 28세라는 젊은 나이인데다, 지도자로서의 경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후계자가 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후광을 업고 33세에 후계자로 결정된 당시의 상황과 현재의 분위기는 매우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다소 호전되었다고는 하지만, 김 위원장의 병세가 언제 재발될지 모르는 유동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보다 큰 발전을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도 아들에게 권력을 계승하는 방법보다는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그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대사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현재 50대 중반이고 합리적인 성격에다가 오랜 외교관 생활의 영향으로 나름대로 국제 감각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더군다나 5개 국어를 할 정도로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가진 점을 비추어 볼 때 이제는 20년 넘은 외국대사를 정리하고 평양에 귀임하여 해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북한의 장래를 위해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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