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티 코리아)


차원·시공간 넘나드는 히어로
마법사 된 베네딕트 컴버배치
초현실적인 세계 표현 인상적

붉은 망토, 씬 스틸러 역 톡톡
숙적 도르마무 대결 좀 아쉬워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지금까지 엑스맨, 베트맨, 슈퍼맨,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퀵 실버 등 외계인과 신의 영역을 넘어선 많은 히어로들이 쏟아져 나왔다. 영화의 규모나 등장하는 배우의 영향으로 슈퍼히어로물이라는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CG의 향연과 정신없는 3D로 영웅 블록버스터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 더 나올 게 있을까 싶을 때 마블 역사상 모든 것을 초월하고 가장 강력한 히어로가 왔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감독 스콧 데릭슨)’는 올해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로 한국을 휩쓸었던 유명한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이다. 이 작품은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천재 신경외과 의사가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깨닫고 세상을 구원할 강력한 능력을 얻게 되면서 영웅으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티 코리아)


◆천재 의사에서 천재 마법사로

‘스티븐 빈센트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닥터 스트레인지)’는 뉴욕에서 잘나가는 천재 신경외과 의사다. 잘나가는 만큼 오만하고 이기적이어서 성공 가능한 수술만 골라서 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기도 한다. 비싼 스포츠카를 타고 가던 어느 날 ‘닥터 스트레인지’는 빗길에 차와 부딪혀 절벽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고 철심을 박는 대수술 후에도 양손을 못 쓰게 된다.

비싼 돈을 들여 치료법을 찾았지만 잘나가는 의사들은 성공 가능한 수술만 집도하고, 절망에 빠진 ‘닥터 스트레인지’는 하반신 마비였다가 다시 걷게 된 환자를 통해 네팔의 카마르 타지를 알게 돼 치료 여행을 떠난다. 어렵게 찾아간 카마르 타지에서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턴)’을 만난 ‘닥터 스트레인지’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어둠의 세력과 맞선다.

◆역대급 마블 영웅의 탄생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원작과 같은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 전개로 진행된다. 여느 마블 캐릭터처럼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으며, 돈 많고, 여자 친구가 있고, 좌절을 겪은 뒤 우연히 영웅으로 거듭나 악당을 때려잡는 권선징악이라는 뻔한 결론이다.

▲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티 코리아)


그러나 이 영화에는 특별한 몇 가지가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던 초자연적 세계와 여러 차원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마법사다. 마법으로 현실을 조작하고 유체이탈, 차원이동, 염력 등 모든 것을 초월하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예고편에서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이 “어벤져스가 물리적 힘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면, 우리는 마법의 힘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고 설명한 것처럼 초자연적인 힘을 끌어들여 마블 유니버스의 새로운 방향을 열어준다. 오는 2018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선 ‘닥터 스트레인지’와 함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영웅들까지 합류할 예정이어서 더 큰 기대를 모은다.

또 일명 ‘마성의 오이’로 불리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닥터 스트레인지’로 캐스팅한 것이 신의 한수다. 그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스타트렉 다크니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다수 출연했으며, 한국에서는 영국 드라마 ‘셜록’으로 큰 인기를 끌어 한국 팬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매 작품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이번 영화에서 특유의 유머와 지성을 내뿜으며 ‘닥터 스트레인지’로 완벽 분했다.

▲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티 코리아)


변신의 귀재인 ‘틸다 스윈튼’도 ‘에인션트 원’으로 분해 ‘닥터 스트레인지’를 마법사로 입문시킨다. 민머리로 캐릭터를 완성한 그는 원작에서 아시아계로 설정된 ‘에이션트 원’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두 배우 덕분에 자칫 유치할 수 있는 ‘마법’이라는 소재가 개과천선했고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이 귀가하던 길에 오른손으로 허공에 원을 그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구 밖의 우주 공간과 정신세계를 최첨단 시각효과로 완성해 초현실주의에 따른 완전히 새로운 세계의 등장이 인상 깊다. 이는 영화 ‘인셉션’을 연상하게 하는데 ‘닥터 스트레인지’는 한 차원 더 들어가 정신세계 속의 정신세계, 현실과 이상의 구분이 모호한 새로운 차원을 경험하게 한다.

여기에 자신의 의지를 갖고 주인을 알아보는 붉은 색 레비테이션 망토는 ‘이 영화의 씬 스틸러는 나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등장할 때마다 웃음을 줘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아쉬운 점은 숙적인 도르마무와의 대결 장면이다. 예상치 못한 대결은 참신했지만 “정말 이렇게 대결이 끝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2%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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