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천 언어교육원장과 대상(총장상)을 수상한 ‘빅뱅’팀. (제공: 한성대학교)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한성대학교 언어교육원이 지난달 29일 ‘제5회 외국인 한국어 뽐내기 대회’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9개 팀으로 구성된 외국인 참가자 31명이 출전해 한국 문화를 주제로 연극을 하고 김영배 성북구청장을 비롯한 500여명의 내빈과 관객이 참석해 열띤 응원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외국인 한국어 뽐내기 대회’는 문화적 배경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겠다는 취지로 매년 언어교육원이 주관해 열리고 있다.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의 관점을 공유하고 이해하자는 것이다.

외국인 참가자는 그들만이 볼 수 있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재치 있게 풀어냈다. 먹거리와 드라마, 연애, 유행어, 미용, 여행, 가정은 물론 사주 소재가 무궁무진했다. 일본 오야카마에서 출전한 한 팀은 과거에 강원도를 방문했던 경험을 여행 상품 소개처럼 꾸며 ‘뒤범벅 여행사’란 제목으로 공연하기도 했다.

팀장인 하가시타 미에코씨는 “타국의 문화를 아는 게 국제 교류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역시 여행을 통해 한국에 대한 많은 것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로 구성된 범골학당팀은 한국에서 일하며 겪은 어려웠던 경험을 토로했다. 네팔 출신인 차우라가이 라주씨는 “무슬림이라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데 점심에 돼지 김치찌개가 너무 자주 나와 괴로웠다”며 “그래도 고향에 있는 가족을 부양할 수 있게 해 준 한국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덕분에 네팔에 돌아가 여행사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고 한국에서의 삶을 풀어놓았다.

이상한 한성대 총장은 개회사에서 “해외 교류가 필수인 현대 한국 사회에선 서로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우지 않으면 경제적으로도 도태되고 만다”면서 “한성대가 내년부터 국내 최초로 다문화 학과 트랙을 신설해 운영하는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승천 언어교육원장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외국인이 가진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한국사회에 융합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답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도 성북구와 더불어 지역사회에 다문화 정책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참가자를 응원하기 위해 대회를 찾은 강규리(한성여고 1학년) 학생은 “외국인이 어눌한 발음으로도 열심히 대회에 참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외국인의 눈에 비치는 한국의 모습과 그들이 느낀 점을 알 수 있어 새로웠다”고 말했다.

한편 한성대학교 언어교육원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육뿐 아니라 외국의 다양한 문화와의 한국의 문화를 서로 이해하는 가교 역활에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